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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작가 Feb 26. 2023

렌탈, 개념부터 실무까지(3회)

렌탈 사업의 어려움과 리스크

경기가 어려워지면 판매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렌탈 사업을 고려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렌탈은 그런 이유로 가볍게 시도해 보기에는 사업운영의 난이도와 리스크가 있는 판매방식이다. 왜 그런지를 사업의 시작단계부터 알아보자.


1. 사업 시작단계(1~2년 차) - 바닥나는 현금자산


렌탈사업을 하기로 하고 자본금 5천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하였다. 판매하는 상품은 정수기이며 50만원에 매입해 와서 고객에게 3년 약정에 월 2만원의 렌탈료를 받는 상품으로 구성하였다. (별도의 관리서비스가 없다고 가정하면, 50만원에 사서 72만원(36개월*2만원)에 판매하는 훌륭한 사업이라고만 생각했을 수 있다.)


다행히 상품이 매달 10대씩 꾸준히 판매되었고 그렇게 1년이 흘렀는데 사업 통장을 보니 5천만원이었던 현금은 어느덧 320만원 밖에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이는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판매를 위한 상품 매입에는 꾸준히 현금이 지출되었지만, 판매된 상품의 렌탈료는 월 렌탈료만큼씩만 들어오기 때문이다.


만약 상품 구성이 훌륭하여 초반부터 대박이 났다면 어떨까? 사업개시 두 달 만에 100대가 판매되었다고 가정하면 두 달 만에 현금자산은 바닥을 보이게 될 것이다. 판매의 증가 속도가 빠를수록 현금자산의 소진도 빨라지는 딜레마를 가지고 있는 게 렌탈사업의 기본적인 특성이다.


렌탈 상품 판매와 현금자산의 관계


2. 사업 중간단계(3~4년 차) - 복잡해지는 관리


자기 자본금 또는 대출을 통해 현금자산을 넉넉히 확보하여 렌탈사업 3년 차가 되었고 판매 또한 지속 증가하고 있을 때쯤 또 다른 어려움을 겪게 된다. 관리해야 할 요소들이 누적하여 증가하기 때문이다. 자산관리, 수금관리, 연체관리, 추심, 중도해지, 회계처리와 같은 것이 그런 것들이다.


판매한 정수기는 회사의 리스자산이기에 누적되는 계정에 대한 자산관리가 필요하게 된다. 기업에서 재고실사를 하면 재고가 어디에 몇 개가 있는지 알아야 하는 것과 비슷하게 이해하면 된다. 매월 해야 하는 수금도 마찬가지이다. 매달 10대가 일시불 판매로 발생하였다면 상품을 판매하면서 수금을 한 번만 하면 되는 것을 렌탈로 판매하는 경우 매달 돈 받아야 할 곳이 누적되어 증가한다. 판매가 늘어나다 보면 제때에 렌탈료가 들어오지 않는 경우들도 점차 발생하게 된다. 그러다 월렌탈료가 미납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나중에는 여러 달 연체가 되어 납부에 대한 독촉을 하거나 추심을 하는 경우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 기간이 지나면서 이런저런 사유로 중도 해지를 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해지 방어를 위한 설득 또는 위약금에 대한 처리과정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관리 요소들은 리스회계상 적절히 반영이 되어야 한다. 판매된 상품은 자산화가 되어 매달 감가상각을 인식해야 하며, 미납이 발생하는 경우 그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쌓아줘야 한다. 그렇게 미납이 지속되면 어느 시점에는 자산에 대한 손상차손도 반영하게 된다. 의무적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하는 법인의 경우 이러한 리스회계처리는 평소관리하기도 작성하기도 해석하기에도 쉽지 않은 영역일 수 있다.


3. 사업 중간 이후(5년 차~) - 수익성에 대한 변수


렌탈 사업은 초반부터 흑자가 나는 사업이 아니다. 이 또한 초기에 발생한 비용인식에 반해 매출은 매월 렌탈료에 의해 발생하는 구조에서 비롯된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초반에는 적자이겠지만 5년이 지나면 흑자전환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고 해보자. 실제 5년이 지났을 때 여전히 적자인 상태를 보며 원인분석을 해본 결과 수익성에 대한 변수 때문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위의 정수기 상품 예시를 실제에 가깝게 재구성해보자. 계약기간은 5년(의무 3년)이고 월렌탈료는 2만4천원으로 여기에는 3개월에 한 번 필터교체 등의 방문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자.


사업을 해오면서 많은 고객이 가입을 했고 그에 따라 예상되는 매출을 정해져 있다. 즉 월 2만4천원 만큼이 최대 5년간 들어오는 것이다. 반면 5년이라는 기간 동안 발생 할 수 있는 비용요인들이 있다. 예를 들면 원재료 가격이 인상되어 필터 재료비가 급증하였다. 또는 인건비가 급증하여 방문하는 코디 수수료가 증가하였다. 또는 경기가 안 좋아져서 연체율이 증가하였다. (예시로만 생각하기에는 최근 몇 년간 발생한 상황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고객에게 받던 렌탈료를 중간에 인상시킬 수 없는 게 렌탈 사업의 특성이다. 또한 이러한 변수는 사업 초기에 손익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고려해 두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장기간 기간을 가지고 기대 매출을 확정해 두는 사업이 가지는 리스크 특성인데 최근 시멘트, 철근 등의 원재료가격이 폭등하면서 재건축 시행사와 조합 간 사업비 마찰을 빚는 것도 유사한 사례인 거 같다. 




렌탈에 대한 글을 적으면서 꽤 부정적인 관점의 글을 적었는데, 렌탈사업을 너무 쉽게 접근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리스크를 헷지 하기 위한 방법들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어렵다는 것 그리고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이기에 그런 부분을 제대로 인지하고 렌탈 사업에 접근하여 리스크를 관리해 가면서 렌탈사업의 장점을 누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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