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세상에 갇히는 사람들
문뜩 나를 관찰하다가, 내가 너무나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자주 나의 무지에 놀라고는 하는데, 그 과정이 괴롭기는 하지만, 새로 배워가는 게 있기에 싫지만은 않은 감각이다. 나의 무지를 자각한 이유는, 갑작스레 인지하게 된 유튜브 알고리즘 때문이다. 무의식적으로 쇼츠를 내리다가, 쇼츠가 너무나 내 입맛에만 맞게 구성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나는 당장 휴대폰을 내려놓고 다른 일을 찾아서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렇게 자신의 입맛에만 맞는 알고리즘의 내용만 보게 된다면, 나의 세상은 정말 제한적이지 않을까? 인간은 자신의 시야에서 밖에 세상을 바라볼 수 없다고 하지만, 이렇게 이 작은 휴대폰 속 세상만 보게 돼도, 정말 괜찮은 걸까? 최근 내가 메모장에 써놨던 주제가 떠올랐다. 사람들이 너무 자신들의 세상에만 빠져있는 것 같다고 써놨더라. 그걸 본 순간, 나는 어떠한지 생각이 들었다.
나도 어쩔 수 없이 이 2024년을 살고 있는 한 사람인지라, 그런 시류에 어느 정도 휩쓸리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 건 안다. 그러나, 그것을 자각하고 바꿔나가려는 노력을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매우 큰 차이다. 이토록 양극화되고 파편화되는 각자의 세상 속에서,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나라는 사람 자체가 너무 제한적 사고에 갇히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남을 나무라기 전에, 나 먼저 점검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타인에게서 '편견에 가득 찬 모습'을 보고 환멸을 느끼고 싫다는 감각을 느낀 데에는, 나에게도 그런 모습이 조금은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을 가장 잘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당장 휴대폰을 내려놓는 것이다. 휴대폰을 내려놓고 글을 써 내려가며, 나의 생각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거나, 책을 읽으며 지혜로운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 말이다.
책은 정제된 생각들이다. 또,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그래서 좋다. 나에게 책은 한없이 다정한 친구이며, 동시에 편견에 빠지려는 나를 구해주는 각성제이다. 깊게 배우고 깊게 사고하는 이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언제나 나를 살아있게 만든다. 책을 읽다 보면, 나의 관점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그것이 소설이든, 에세이든, 지식 전달의 책이든 말이다. 배워갈 것이 있다는 것은 언제나 설레는 일이다. 그러나 요즘 세상은, 책을 등한시하는 것 같다. 모든 게 빠르게 변하고 있고, 휴대폰으로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책을 아예 읽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나로서는 상상하기 힘들다.
예전에 친구 A가 친구 B를 만났는데, 그 친구가 뭐만 하면 책에 있는 얘기를 인용해서 싫었다는 말을 들었다. 물론 너무 남발하면 재수 없을 거다. 인간은 그런 감정을 쉽게 느끼니까.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솔직히 책을 1년에 한 권도 안 읽는 사람보다는, 그렇게 인용하는 사람이랑 대화를 하고 싶다. 그와 대화하면 그래도 유용한 정보(?)라도 얻을 수 있지 않나. 그리고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높은 확률로 편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책을 읽고 사고하는 과정에서, 나는 좋은 인격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생각하는 인간이 되기를 원한다면 독서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오직 시험만을 위한 독서는 배제한다. 여기서 말하는 독서는, 세상과 나를 이해하려는 마음으로부터 나온 '능동적 독서'를 뜻한다.)
아무쪼록, 이토록 편견에 사로잡히기 쉬운 세상 속에서, 그렇게 남을 멋대로 평가하며 살지 않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나는 이것의 결과가 완벽하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노력을 하고 있는가, 아닌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찌 됐든 인간은 완벽할 수 없는 존재다. 결핍과 결함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자신을 성찰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과 아닌 사람의 삶은 천지 차이다. 보다, 생각하는 '인간다운' 인간이 되고 싶다면, 필수적으로 이런 과정을 수련하듯 겪어야만 한다. 이는 한순간에 생기지 않는다. 매일매일, 수도승처럼 해나가야만 오랜 인고 끝에 얻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