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비워내려 시작한 달리기는
생각의 부피가 압도적인 날엔 그 목적성을 잃는다.
달리는 동안 시야에 들어온 뉴욕 야경 속,
별처럼 빛나는 수천수만 개의 창문들을 부러움 섞인 시선으로 본다.
살을 에는 듯한 강바람.
그 바람 끝에 매달아 보낸 마음의 무게는 저 강물 밑으로 깊숙이 가라앉았을까.
그곳은 뼈가 시리도록 차가울까
되려 살이 타는 듯한 고통일까
남쪽으로 흐르는 강물을 따라 시선을 저 멀리 브루클린으로 옮긴다.
내 삶도 강물처럼 한 방향으로 유유히 흘렀더라면 좋았으련만.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들판 한가운데에
나는 고장 난 나침반을 들고 덩그러니 서있을 뿐.
나에겐 아직 북극성이 남아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