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엄마, 나 햄버거 사줘. 햄버거 먹고 싶어. 지난번에 사준다고 했잖아앙.
유난히 밀가루와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2호는 오늘도 햄버거 타령이다. 입맛이 까다롭던 2호는 야채는 저리가라 오로지 몸에 안좋은 음식만 먹고싶어한다. 그래선지 얼굴에 벌써부터 뾰루지가 돋았다. 누워있는 2호의 이마를 덮은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다 말했다.
ㅡ2호야. 너 머리숱 많은 대머리가 되고 싶어. 머리숱 없는 대머리가 되고 싶어.
ㅡ머리숱 많은 대머리.
아이도 이젠 인정하고 있는가보다. 순간 대머리가 되어있는 성인된 아이의 모습을 상상하다 가슴이 아프다.
ㅡ2호야. 기름진 음식 많이 먹으면 금방 대머리 된대. 그니까 그런거 말구 콩이랑 야채 많이 먹으래. 근데, 대머리 되도 괜찮아. 아빠 봐봐. 아빠 대머리여도 엄마 만나서 잘 살잖아.
아이에게 하는 가스라이팅인지 나에게 하는 위로인지 모르겠다. 여하튼, 아이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ㅡ뭐? 못생긴 여자?너! 지금 못생긴 여자라 그랬어?
ㅡ어. 아니이. 그게 아니라.
ㅡ야. 됐어. 아 진짜. 너 맨날 엄마 못생겼다 그러고. 햄버거 없어 영원히.
ㅡ아니. 엄마. 그게 아니고오.
아이가 쫒아와 매달린다. 참나. 2호는 늘 그랬다. 다섯살에도. 일곱살에도. 아홉살에도 그리고 열한살에도. 뭐야. 이년에 한번씩이다.
<2호 다섯살>
2호야. 엄마가 비행기 태워줄까?영차!
아하하. 엄마 신난다. 아하하. 아하하. 근데 엄마 못생겼어. 진짜루. 아하하 아하하.
ㅡ2호는 그냥 해맑았다.
<2호 일곱살>
엄마. 저 액자는 뭐야?
저거 웨딩사진이잖아.
근데 아빠는 왜 못생긴 여자랑 결혼했어?
ㅡ2호는 그냥 진지했다.
<2호 아홉살>
2호야. 저 아이돌 중에 누가 제일 예뻐?
나는 저 핑크색 옷. 근데 저 까만옷은 못생겼다.
누구? 아까 엄마 닮았다고 했던??
ㅡ이때부터는 살짝 나를 놀리는것 같기도 했다.
다음에는 어떤 방식으로 나를 못생겼다 할까.
기대된다.
근데 2호야 너 알지?
너 나랑 똑같이 생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