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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근 Aug 21. 2021

초보 남편의주말 아침

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결혼을 하기 전 요리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와이프와 연애를 하던 시절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요리학원 한번 다녀보지?"라고 말씀을 하셨다.

요리에 딱히 흥미가 없었던 나는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 당시 퇴근 후 시간이 많기도 하고 딱히 할 것도 없어서 요리 학원을 알아보고 다니게 되었다.


퇴근 후 요리 학원을 가니 어머님들이 대부분이었고 내 앞자리는 아버지와 비슷한 나이 때의 아저씨 한분이 계셨다. 요리수업이 시작되고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그래도 따라 하면 되는데 양옆으로 들리는

"탁탁탁탁탁" 경쾌한 칼 소리들이 들렸다. 사실 아주머니들은 자격증만 없으셨지 실력은 이미 셰프급 솜씨였다. 하지만 나와 아저씨는 "탁.....탁......탁" 처음 하는 칼질이 쉽지 않았던 우리 곁으로 선생님이 오셔서 1:1 마크로 가르쳐 주셨고 옆에 계신 아주머님들도 많이 도와주셨다.


요리에 흥미가 없던 나도 요리를 배우면서 재미를 느꼈지만 같이 요리수업을 듣는 아주머님들과 수다 떠는 게 더 재미가 있었다. "학생인 거 같은데 몇 살이야??" "요리는 왜 배우려고 하는 거야?"등 궁금하셨는지 이것저것 물어보셨다. 학생이냐는 물음에 기분 좋게 "저 학생 아니에요^^" "장가가기 전에 요리 좀 배워두려고요"라고 답했더니 아주머니들은 "호호호호" 하시면서 "색시는 좋겠네"라며 웃으셨다.


그렇게 즐겁게 요리학원을 다니던 중 회사 퇴근시간이 조금 늦어져 학원을 다닐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결혼을 하고 와이프가 해주는 저녁이 너무 맛있고 좋았지만 나도 한 번은 맛있는 요리를 해주고 싶어 주말에 와이프보다 먼저 일어나서 요리를 시작했다.


살면서 처음 하는 요리..... 자신은 없었지만 그래도 유튜브와 블로그를 보면서 열심히 따라 해 봤다.

"탁탁탁탁탁은 아니고 탁....탁....탁" 열심히 재료 손질을 하는데 몇 년 전 요리 학원을 다닐 때가 스몰 스몰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산적, 국요리, 반찬 등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열심히 만들었다.


생각한 만큼 예쁘거나 맛이 있지는 않았지만. 그런 노력이 예뻐서 일까 아내가 정말 맛있게 먹어줬다.

그리고 정말 요리하는게 쉬운게 아니라는걸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다.


재료준비, 재료손질, 요리하고, 데코도 하고 마무리 설거지까지 아내가 해주는 밥 정말 맛있게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주말에는 내가 간단한 요리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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