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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근 Aug 20. 2021

취미도 정도가 있다.

슬기로운 취미생활

결혼하기 전 나의 취미는 컴퓨터 게임이었다.

헤드셋을 끼고 친구들과 "뭐하냐??" "밥은 먹었냐??" 등 안부를 묻기도 하고 게임하는 게 나의 스트레스를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아내와 연애를 하던 시절 역시 나의 취미는 컴퓨터 게임이었다. 


아내와 연애시절 있었던 일 하나를 예로 들어보면

내가 컴퓨터 게임을 좋아해서 아내가 같이 PC방도 가주었지만 처음 하는 게임 화면을 계속 보던 아내는 1시간 정도가 지나자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아무리 내가 게임이 좋고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라고 해도 정도가 있기 마련이다. PC에서 친구들과 게임을 하면 기본 3~4시간은 해야 "아 오늘 게임 좀 했구나"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이러한 취미생활이 지속되면 당시 여자 친구였던 아내와 나 사이에 분명 갈등이 생길 거 같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내가 찾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아내도 간단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을 같이하는 것이었다.

물폭탄게임, 자동차 게임, 단어에 맞게 그림을 그리고 맞추는 게임 등 간단하고 같이 할 수 있는 게임을 말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게임을 포기할 생각은 없었던 거 같다.

처음에는 나도 아내도 즐거워했지만 100%가 아니었다.


나는 점점 게임이 시시하게 느껴졌고 아내 역시 나에게 말은 안 했지만 꾸준히 할만한 취미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거 같았다. 이날 이후로 와이프와 함께 게임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 역시 게임을 줄이고 다른 취미를 찾았다. 나 혼자 많은 시간을 들여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보다 아내와 함께 할 수 있으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것을 찾았는데 그건 바로 블로그였다.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는 기회가 된다면 자세하게 하도록 하겠다.


이렇듯 결혼하기 전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가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취미에도 정도가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취미도 정도가 있다


나의 친구들을 예로 들어 보면

주말마다 조기축구를 빼먹지 않는 친구가 있다.


친구에게 조기 축구는 단순히 축구라는 운동일뿐만 아니라 조기축구 사람들과의 인간관계 즉 축구가 끝난 뒤 회식 등 뒤풀이를 친구는 좋아했다.


주말 아침에 축구를 하고 다 같이 목욕을 하고 밥에 술 한잔 하는 게 친구의 가장 큰 취미라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취미 생활은 결혼을 하고 나서도 여전히 반복되었다.


주말의 절반 이상을 조기 축구하는데 시간을 쓰는 남편을 과연 어떤 아내가 이해하고 좋아할까?

이렇게 말을 해도 친구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담배를 피우는 것도 아니고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축구 운동하는 건데 이것 하나 이해를 못해주나?"라고 말이다.


결혼을 했어도 아내와 남편 각자의 취미생활을 존중해주는 건 지극히 좋은 모습이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친 취미는 부부 사이에 갈등을 초래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조기축구를 좋아한다면 기분 좋게 축구를 하고 집에서 아내를 위해 간단한 요리를 해보자.


분명 축구만 하고 집에 바로 오기가 쉽지 않은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내를 위해 간단하게라도 요리를 하고 아내에게 솔직하게 "다음 주는 축구 끝나고 다 같이 밥을 먹고 와도 될까?"라고 이야기를 한다면 아내도 미리 상의하는 남편에게 실망할 일도 없을 것이고 둘 사이에 있을 수 있는 불가피한 갈등을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하는 건 결혼생활이 아니다.

'내가 축구하고 밥을 먹겠다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초보 남편!!


 내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아내도 하고 싶은 게 있다. 그럼 초보 남편들은 또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

'그럼 내가 하고 싶은 거 할 때 아내도 하고 싶은 거 하면 되지'라고 말이다.


그렇게 각자 하고 싶은 것만 다 하고 생활을 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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