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6 최후의 변신 - NETo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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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야의 핵막이 녹기 시작했습니다. 일생 동안 소중히 간직했던 경계.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히스톤이 풀렸습니다. DNA를 단단히 감싸고 있던 단백질들이 손을 놓았습니다.
PAD4라는 효소가 히스톤을 변형시켰습니다. 단단히 감겨있던 DNA가 풀려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NETosis의 시작이었습니다. 세포가 그물이 되는 변신.
카야 내부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안에서 밖으로. 개체에서 전체로. 하나에서 무한으로.
DNA가 세포막을 찢고 뿜어져 나왔습니다. 2미터에 달하는 유전자 실. 마치 거미줄처럼. 아니, 그보다 더 섬세하고 끈적하게.
Neutrophil Extracellular Traps. 호중구 세포외 덫.
의학은 이것을 중립적으로 명명했습니다. 하지만 카야에게 이것은 은빛 유언이었습니다.
더 이상 카야는 하나의 세포가 아니었습니다. 공간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DNA 그물 위에 과립의 독들이 코팅되었습니다. 엘라스테이제, 미엘로퍼옥시데이제, 히스톤.
이 그물은 며칠간 그 자리에 남아 세균을 포획할 것입니다.
적들이 그물에 걸렸습니다. 꼼짝없이. 움직일수록 더 깊이 얽혔습니다.
카야가 마지막 노래를 불렀습니다.
나는 카야였다
이제 우리는 카야다
하나의 몸을 버리고
천 개의 실이 되었다
개체의 죽음으로
집단의 방패를 만들었다
내 DNA는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다
모두의 것이다
육체는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카야는 더 거대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딘가 골수에서. 새로운 카야가 눈을 뜹니다.
"너는 카야다."
"저는... 혼자인가요?"
"아니다. 너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새 카야가 혈류로 나오는 순간, 그는 느낍니다. 수백만 동료들의 존재를. 그리고 조직 어딘가에 펼쳐진 DNA 그물들. 먼저 간 카야들이 남긴 유산을.
나는 개인이면서 집단이다. 나는 순간이면서 영원이다. 나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변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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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시의 카야: 나는 태어난다
1시의 카야: 나는 흐른다
2시의 카야: 나는 듣는다
3시의 카야: 나는 넘는다
4시의 카야: 나는 싸운다
5시의 카야: 나는 지친다
6시의 카야: 나는 변한다
우리는 모두 카야
각자의 시간을 살지만
하나의 운명을 산다
개체로 태어나
집단으로 죽는다
점으로 시작해
그물로 끝난다
이것이 카야의 길
여섯 시간의 원무
영원히 이어지는 춤
다음: 제2부 - 정화의 불꽃 (인플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