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환자의 약과 줄타기

by 이지선

30대 통풍

Chart #2024-0814-001


S (Subjective):

C.C: "발가락이 아파서 약 좀 주세요"

통풍 진단 후 간헐적 복약 중

"평생약은 안 먹어도 된다고 들었는데..."

음주: 주 2-3회, 소주 1병


O (Objective):

M/35, 미혼

Vital: BP 145/92, BMI 26.8

Rt. 1st MTP: mild swelling with tophi ++ [요산결절]

Lab: Uric acid 9.5 mg/dL (정상: 3.5-7.2)

Past Hx: 폐색전증 (2016년, resolved)


A (Assessment):

Gout with hyperuricemia

HTN, uncontrolled

Dyslipidemia


P (Plan):

Febuxostat 40mg qd #60

Lifestyle modification 교육

F/U 2개월 후 with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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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진짜 말

처방전을 받아들며, 잠시 망설이다가:

"선생님, 제가 싱글이다 보니까... 어머니가 통풍약 먹는 거 알면 스트레스 받으세요. 누가 아픈 사람이랑 결혼하겠냐고... 그래서 우선 혈압약은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니 그건 다음에 높으면 먹을께요.전에도 높았을때 아직 약먹을 단계는 아니라고 의사들이 그랬어요......"

그래도:

"약 먹으면 술은 마셔도 되죠? 회식도 있고..."

작은 목소리로:

"20대에 폐색전증 있었을 때도 이렇게 걱정하셨거든요. 근데 그때는 일시적이었는데, 이번엔..."


의사의 차트 외 기록

오늘도 '평생약'이라는 단어 앞에서 주춤하는 젊은 환자를 만났다.

35세. 폐색전증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정작 무서워하는 건 혈관이 터지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한숨이다. 의학적으로는 모순이지만, 인간적으로는 너무나 이해가 된다.

"약 안 먹고 혈관 터지면 누가 더 안 만나줘요"라고 말했지만, 그의 눈빛은 이미 알고 있었다. 병보다 무서운 게 '환자'라는 꼬리표라는 것을.

요산 수치 9.5. 혈압 145/92. 숫자는 명확하지만, 35세 미혼 남성이 짊어진 '아픈 아들'의 무게는 측정할 수 없다.

처방전에는 Febuxostat 40mg이라고 적었지만, 정작 필요한 처방은 '어머니의 이해'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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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단상

때로는 의학이 삶을 구하지만 때로는 삶이 의학을 거부한다

오늘도 한 청년이 병과 어머니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줄타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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