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 선 매일 아침,
옅은 커피 향 가라앉은 진료실에 나는 스스로를 놓는다.
희미한 빛 아래 손끝으로 전해지는 맥박은 그들의 시간, 두려움, 믿음.
살아 있음의 신기루, 언제든 저편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경계의 징후.
어떤 날은 새 생명의 기쁨이 병실을 환하게 비추고,
어떤 날은 작별의 그림자가 문턱을 넘어온다.
한 사람의 통증 앞에서 나는 비로소 나의 연약함을 마주한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나는 숨을 고른다.
너무 깊이 공감하지 않으려 애쓰면서도
이미 그들의 눈빛 안에 발을 담근 채 나 역시 함께 늙어간다.
같이 웃지만 그저 잠시, 한 발 물러선다.
치유와 상실, 감사와 미안함이 뒤섞인 자리에서
나는 경계 위에 선 사람.
의사와 인간 사이, 그 두 세계의 틈에서—
내공을 얻고, 또 상처받으며, 무너질 듯, 다시 일어선다.
그러나 오늘도, 조용히 두려움과 책임, 감사와 연민을 품고 환자의 이름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