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이면

by 이지선

기대다, 무너지는 사다리에.
그 끝에서 나는 떨림으로 쉰다.


만족 위에 드리운 아쉬움,
빛과 어둠의 교차.
그때 성숙은 시작된다.


나는 한때 타인의 동공 속 점이었다.
박제된 나비처럼 진열되었으나
내가 찾던 것은 접힌 날개의 떨림이었다.


타인과의 만남은 거울의 무한반사,
표정만 부유하다 흐릿해진다.


쓸쓸함은

아무도 비추지 않는 뒷면의 어둠이었다.


존재와 부재 사이,
들숨과 날숨의 틈새.
멈춘 폐 속 고요에서
나는 가장 나다워진다.


경계는 끝이 아니라 시작,
불안정은 고통이 아니라 자유.


무너지는 사다리 위에서
우리는 추락이 아닌 부유를 배운다.


인간은 불안에서 선다.
물고기가 물의 무게를 모르듯,
우리는 불안 속에서 숨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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