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글보글 물 끓기 3분 전
"아들! 엄마 가구 하나만 사줘"
나는 현제 무직 상태, 즉 별 다른 수입이 없는 상태이다.
물론, 당장 생계를 걱정할 만큼 여유가 없는 것도 아니며,
어머니가 사달라고 말씀하시는 가구를 못 사드릴 만큼 여유가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그 말을 듣고는 마음속 어딘가에서
'심술'이라는 것이 슬며시 고개를 내미는 듯했다.
"현제 아들의 벌이가 없는 건 알고 계시죠?"
그렇게 나는 본전도 못 찾을 말을 심술궂게 내뱉고는 말았다.
이윽고 잠시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어머니는 나를 바라보시며
"여기저기 맨날 여행 다닐 돈은 있고, 엄마 그거 하나 사줄 돈은 없니?"
말에 가시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말이 곳 가시인듯한 말이다.
"아니, 뭐 그건 아닌데요..."
그렇게 결국 나는 가구를 주문을 하며, 설치날짜의 예약까지 완료해야 했다.
어차피 이렇게 사드릴 거 기분 좋게 사드릴 수도 있었는데,
그 잠깐의 심술로 핀잔까지 들어가며 사드리는 꼴 이라니,
정말 본전도 못 찾을 말이었다.
세상에는 입 밖으로 내어봤자 본전도 못 찾을 말들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구태어 입 밖으로 꺼내고 싶은 말들이 있다.
참고 참고 억눌러 보지만, 그럼에도 끝끝내 터져 나오는 그런 말들
어쩌면 홧김에 터져 나왔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실수로 입 밖으로 새어 나왔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더 이상 숨기기도 참기도 싫어서 부러 뱉어 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말은 주어 담을 수 없다고 하듯,
결국 모든 책임은 참지 못하고 끝끝내 뱉어내어 버린 나의 잘못이다.
핀잔도 비판도 비난도 나아가 오해까지도 모두 내 몫이다.
그럼에도 나는 앞으로도 꾸준하게도 본전도 못 찾을 말들을 뱉어내며 살 것이다.
홧김일지도, 실수일지도, 부러 뱉어냈을지도 모르는 그 본전도 찾지 못할 말들을...
바라옵건대 부디 오해만은 없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지며,
오늘도 심술궂게 그 본전도 못 찾을 말들을 뱉어 본다.
"이거 생각보다 제법 고가인데..."
아무래도 이번에는 어머니의 고도의 심리전에 또 당한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