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무용함을 아득히 찾는 일

by 송유성

쓸모를 생각하면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삶에는 도처에요.


누군가의 모방처럼 사람들은 사랑이라고 들은 것을 쉽게 말하고 기간제로 버려요. 너무 많은 조언이 사랑에는 넘치죠. 그러나 그 중 어느 하나 내 사랑에는 꼭 맞진 않아서 사실 소귀에 경 읽기에요. 살면서 저는 사랑 앞에선 언제나 당첨 쪽지가 없는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를 사랑한 일을 실패라고 여기지 않아요. 연습이었나 싶기도 합니다. 한 사람이 스스로의 삶을 구원해 내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일을 멈추고 타인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일, 그리고 그것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온전할 때에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갑니다.


그를 보내고 힘들었던 긴 시간들을 보내면서 혹자는 제게 다음 사랑은 편하고 사랑 많이 받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라고 하더군요. 나를 아끼는 사람들의 조언임을 모르지 않아 그러겠노라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저는 꿍꿍이가 많은 사람입니다. 저는 이제 다른 전쟁을 일으킬 준비를 합니다.


적장에 나가려고 다시 군부대를 재정립하고 있습니다. 타인을 사랑하는 일은 나가 싸워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쟁터에 나가서 용맹하게 어떤 믿음이라고 불리는 일을 위해서 스스로를 버릴 각오를 해야 하는 일, 그리고 그 끝의 승리는 패배도 승리도 아닌 일일 것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저 평행해 온 전쟁이 끝이 날 것이고 끝난 장소에는 아무 소음도 들리지 않고 그 사람과 내가 서 있는 대척점에서 나와 그의 구원이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제가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전부 저를 일으켜 세워주는 무기였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워왔습니다. 그를 사랑하면서 힘들 때마다 들었던 노래와 책과 요가와 산이 나를 일으켜 세워서 그만큼 버텨냈습니다. 그리고 그와 헤어지고 저를 일으켜 세운 것도 그것들이었습니다.


그와의 인연이 다해서 미완성이라고 생각하는 사랑이 아닙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온전히 저를 버리지 못한 욕심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서 미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저는 다시 전쟁터에 나갈 거예요. 전쟁을 하지 않고 사는 방법도 있겠죠. 하지만 나는 수많은 무기로 나를 일으켜 세우고 힘을 키워서 새로운 사랑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다음 번 어떤 사랑이 어떻게 올지 모르겠지만 저는 더 가볼 거예요. 그 사람을 사랑한 일을 통해 처음으로 무언가 속에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것은 내가 나를 먼저 내세우지 않고 사랑이 한 일들 덕분일 겁니다.


사람이 스스로의 인생을 구원하는 것은 결국 타인을 사랑하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이라고 그럼에도 생각합니다. 나는 늙겠죠. 모두 늙어서 죽음을 향해 갈 거예요. 그렇다면 이곳에서 한 번쯤은 구원받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지겹거든요. 나를 위해 많이 갖지도 않은 어떤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불안의 밤들을 지새우는 일들은요.

그래서 밥 짓는 일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그 사람을 통해서 깨달았거든요. 밥 짓는 일부터 천천히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요. 사랑은 맛있는 밥을 지어서 천천히 꼭꼭 씹어서 영양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 사람이 꿈도 한번 꾸지 않고 숙면에 들기를 바라요. 그리고 내 삶 속에서는 언제까지나 사랑으로 남아있을 겁니다. 한번 발생한 사랑은 영원히 지는 법이 없는 것일 테니까요. 다른 사랑이 찾아오더라도 그 사람은 여전히 어떤 사랑으로 기억될 일이겠지요.

작가의 이전글# 44. 낭만헌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