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관도 다르고 사랑의 방법도 다르고 정치 성향도 다르고 사는 방법도 다르고 대화하는 방법도 생각하는 방향도 다른 사람을 사랑해 봤다. 사랑을 하니까 문제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살면서 가장 사랑했던 애인이 싫은 점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지나고 나니 앞으로의 모든 사랑이 두렵지가 않다. 내가 너를 사랑하니 너도 나를 사랑하자. 라는 귀여운 거래를 하지 않았다. 어느새 생각보다 부자가 되어있다. 모르고 투자한 마음이 통장에서 복리에 복리로 불었다. 눈 감았다 뜨니 졸부가 된 기분이다.
당신 한 번 웃는 것을 보자고 오도카니 앉아있었던 시절을 보내고 남은 건 사랑밖에 없다. 특기가 되니 아무리 주어도 남는다. 전공이 사랑이 되게 한 학교를 졸업한 일이었나 싶다. 공부는 길고 지루한 싸움이다. 중도 하차하지 않아서 다행인 것도 같다. 살면서 종종 써먹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