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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틈 보기

by 송유성

먹고 사는 일은 중요합니다. 나는 낭만 타령을 하지만 내 한 몸 간수할 정도의 책임을 지는 것이 필히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누군가에게 손을 벌리거나 폐를 끼치면서까지 추구해야 할 가치는 위선입니다.

저는 운이 좋아서 부모님에게 받은 것도 또 줄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부모님도 저의 인생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또 나는 혼자 사는 미혼 여성이고 아이가 없습니다. 책임질 것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런 것들은 어떤 것을 버리게 하지만 또 자유를 주기도 합니다. 나는 누구나 다 저처럼 하고 싶은 일을 추구하며 살 수는 없다는 것을 압니다. 어떤 것을 책임지는 것은 숭고하고 의미 있는 일입니다. 단지 나는 그들과 다른 삶을 살기로 용기를 조금 냈을 뿐이고 각자의 인생에서 다른 노력을 하는 것이겠지요.

단지, 그럼에도 삶을 너무 내가 아닌 것에 휘둘리고 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내가 좋아하던 영화나 시를 가끔 느끼며 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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