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깨기: 원하는 것을 확실히 얻는 방법

침묵을 깨는 일은 나를 마주 하는 일

by 친절한다정씨




책을 읽다 보면 불편한 순간이 찾아오곤 한다. 『침묵깨기』를 읽으며 나는 바로 그 지점에 오래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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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시작

저자는 인간을 세 가지로 분류한다.

침묵을 시키는 자

침묵을 당하는 자

스스로 침묵하는 자


책의 초반, 이 구분을 접했을 때 나는 자꾸만 반박하고 싶어졌다. “책을 덮어버릴까?” “그만 읽어야 하나?” 몇 번이나 고민했는지 모른다.

사람을 단순히 세 가지 범주로 나누는 시각은 너무 편협하게 느껴졌다.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이분법적 잣대가 복잡한 인간 군상을 설명하기엔 부족하지 않은가. 저자에게 따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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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완전히 침묵하지 않는다

작가는 침묵을 강요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실제로 사람들은 완전히 침묵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글이든 대화든 행동이든, 인간은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저항의 목소리를 낸다. 고통의 비명은 기어이 인간의 몸을 뚫고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책을 덮지 않고 계속 읽어 내려가자, 저자의 시선이 조금씩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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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당하는 과정

중반으로 접어들며 저자는 실제 대화 속 다양한 사례를 제시한다.

자신의 욕구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할 때, 우리는 스스로를 침묵시킨다. (146~147p)

명확히 전달하지 않을 때, 상대는 우리의 욕구를 알 수 없고, 그 순간 역시 침묵이 된다. (147~148p)

화제를 자기 자신으로 돌릴 때, 상대의 목소리를 가로막게 된다. (186~188p)

타인에 대한 불신이나 편견을 드러낼 때, 누군가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189p)


이런 사례들을 따라가다 보니, 나는 점차 설득당하고 있었다. 불편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저자가 말하는 침묵의 압박과 그 결과를 이해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깨달았다. 내가 불편했던 이유는 단순히 저자의 구분법 때문이 아니었다. 어쩌면 나 역시 누군가에게 침묵을 강요한 적이 있다는 죄책감이 불편함의 근원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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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깨는 용기

책은 단순히 “침묵하지 말라”는 당위에서 멈추지 않는다.
스스로를 검열하고 입을 다물어버리는 순간을 자각하게 하고, 그 침묵을 깨는 구체적인 방법을 안내한다.

욕구를 명확히 인지하고 표현하기

상대의 목소리를 가로채지 않기

편견 없는 태도로 상대를 지지하기


목소리는 거창할 필요가 없다. 문자, 대화, 글… 자신에게 가장 맞는 방식으로 원하는 것을 인지하고, 명확히 표현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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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서 필요한 태도

책장을 덮으며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타인을 이렇게까지 배려하며 살아야 하나?”

그러나 곧 깨달았다. 개인화가 심화되고, 각자도생이 일상화된 지금이야말로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언제나 연결된 온라인 세계 속에 살고 있다. 누구나 쉽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대다. 그렇기에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어떤 목소리에 내가 상처받는가?

나는 어떤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가?

내 목소리로 누군가를 침묵시키고 있지는 않은가?


침묵깨기는 결국 이 질문들을 내게 던졌다.
그리고 나로 하여금, 더 나은 관계와 사회를 위해 어떻게 목소리를 내고, 또 들어야 하는지를 성찰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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