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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는 사장님 Nov 05. 2023

이쯤 하면 운명인가요? _ 쿠팡에서 입점제안이 오다.

"사장님. 쿠팡 MD ○○○이라고 합니다. 네이버스마트 스토어에서 판매하고 있는 밀키트 제품 고객평이 너무 좋아 쿠팡에 입점 제안드리고자 연락드렸습니다.  맛, 포장, 신선도 모두 평이 너무 좋네요. 사장님이 아시다시피 쿠팡은 먹거리 부분에서 제일 강하거든요. 주부님들이 쿠팡에서 밀키트를 제일 많이 주문하신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저희 가게는 어떻게 아셨는지 여쭤도 될까요?"


"저희 쿠팡에서는 스마트스토어나 다른 채널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 중 고객 평이 좋은 상품을 발굴해서 입점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제가 다시 연락드려도 될까요?"


"네! 사장님. 그럼 제가 명함 하나 문자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 하나

보. 이. 스. 피. 싱.

이것은 분명히 보이스피싱이다. 쿠팡처럼 대기업이 직접 입점제안을 할리 만무하다.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 봐야겠다.

핸드폰에서 쿠팡을 검색해 대표 번호로 전화를 한다. MD분 중에 ○○○님이 계시는지 여쭌다. 어라? 있으시단다. 오늘 MD분께 입점 제안을 받았는데 이런 경우가 있는지 묻자, 좋은 제품인 경우는 그렇다고 한다. 답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리고 다시 명함에 있는 번호로 전화를 한다.


"안녕하세요. 아까 전화받았던 사장입니다. 사실은 제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MD님이 쿠팡에서 실제 일 하시는지 확인 전화를 했습니다. 나중에 전해 들으시면 기분 나쁘실까 봐 먼저 말씀드립니다.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그렇게 담당 MD님과의 오해를 풀고 우리 가게 밀키트는 쿠팡에 입점을 했다.


쿠팡.

쿠팡맨으로 일한 남편에게 월급을 주었던 곳.

정기배송으로 우리 아기 엉덩이 짓무르지 않게 기저귀를 착실히 가져다준 곳.

로켓프레시로 다이어트할 수 있게 아침마다 샐러드를 가져다준 곳.

로켓와우로 내일 당장 가져가야 할 우리집 초등학생의 준비물을 등교 전에 가져다준 곳.

쿠팡잇츠로 고단했던 하루를 위로할 수 있게 맛있는 야식을 배달해 준 곳.

쿠팡플레이로 하하 호호 히히 껄껄 웃게 해 준 SNL을 볼 수 있게 해 준 곳.

그런 쿠팡에 우리 가게 상품이 입점되다니. 그것도 입점 제안을 받아서 입점이라니. 감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결심했다.

평생 와우회원 해지를 하지 않겠노라고. 그것이 내가 쿠팡에게 감사함을 표할 수 있는 방법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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