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맺음

공허

by 장가모

미워하는 사람들의 모습

앞 뒤가 다른 행동

그들이 뒤에서 지껄였을 말들을 상상했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과

함께 1년을 보내야 하다니

끔찍한 일이었다.


너는 일을 뒤지게 못해.

리더로서의 자질이 없어.

리더로서 하는 일이 도대체 뭐냐.


직설적인 표현과

무례하게 대하는 모습


화장실 가는 길

멀리서 들려오는

험담을 듣고도.


아무 말하지 못하는

바보 같은 나 자신을

용서하기 힘들었다.


심장이 요동치고

온몸이 떨리는 감각에

분해서 잠들지 못했다.


하지만


익숙해지지 않는 직설적인 표현도

상처가 되는 가시 같은 말들도

지나고 나면 별 일 아닐 거라는 그 시절의 믿음도

아직 제대로 아물지 않은 상처들도


그저 지나간 시간에 불과했다.

모든 일들이 그랬다.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않았다.


모든 게 끝이 났다.

이제는 더 이상 볼 사이도 아니다.


각자의 인생에서 사라져

서로에게 죽은 사람이 될 것이다.


왜 그렇게 미워했을까.

이렇게까지 허무하게

떠나갈 사람들이었는데


1년 동안 고생했어요.

수고했다.

네가 제일 고생했지.


나를 좋아해 주는 친구들의

위로와 칭찬 한마디에


왜 나는 수긍하지 못하는 것일까.

왜 나는 이렇게까지 텅텅 비어버린 걸까.


주변의 호의에 의심했다.

'이 사람도 속내는 다르지 않을까.'

'나를 싫어할지도 몰라.'


늘 밀어내고

늘 안지 못했다.

그저 말 한마디인데

아무 생각 없이 잘 흡수하면 되는 건데.


나는 상상 이상으로 망가져 있었다.


손 발이 떨리고

말을 더듬고 있는


심장이 빨리 뛰어

불안감에 자리에

제대로 앉아 있지 못하고

괜히 서성이는


꿈틀꿈틀 거리는 오른손을

진정시키기 위해

왼손으로 세게 눌려야만 하는

그 완력


이렇게까지

내 손을 쌔게 눌려야만

하는 상태를 마주하고 인정하는 게 괴로웠다.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힘들었던 프로젝트도 마무리 됐다.


좀 후련했으면 좋겠는데

왜 이렇게 찝찝할까.


주문한 음식이 오랜 시간 동안 나오지 않아

'주문 들어갔는지 물어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앞을 서성거리는 소심한 사람이 된 기분이다.


하지만 역시 지나간 시간에 불과했다.


미련한 끝맺음이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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