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바심

망가지는 모습

by 장가모


"나는 기대같은거 안해. 기대하면 실망이 큰 법이잖아."


해맑은 미소를 가진 단아한 그녀의 머릿카락이 빛났다.

그녀는 고개를 두 세 번 끄덕이고는 말했다.


"나는 기대 엄청해. 좋아하면 기대되는거 아닌가?"


사랑은 부질없고 몹쓸 짓이라고.

두 번 다시 이성에게 매달리는 사랑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분명 내 말을 이해했다고 믿었다.

섣불리 마음을 표현해서는 안된다.

조금 더 지켜보는거야.

신중하게 판단하자.

이 사람이 누군지도 잘 모르잖아.


하지만

보고싶다. 끌어안고싶다. 예쁘다.

내 자신과 아직 의사소통이 덜 된 것 같다.


말해. 말해라고. 표현하라고.

목 끝까지 차오른 위험한 단어들.

쉽게 표현해서는 안될 말들.

그만.


밀당. 밀당이 뭔데.

그런 피곤한 거 고려하고 싶지 않다.

그냥 좋아하면 좋아하는거지.


너가 좋은 것 같아.

아. 기어코 또.


4번의 만남 만의 고백이었다.

역시 나는 직관적인 사람이다.

"....."

"나는 아직 확신이 안들어."

돌아온 대답은 실망스러웠다.


이 레이스에서

출발점에 머물러 있는 우리 둘과 다르게

나의 감정은 확실히 저멀리 앞서있었다.


확신에 찬 내 첫 모습과 달리

돌아온 그녀의 대답에

찌질한 남자로 다시 돌아왔다.


역시 기대를 안하긴 개뿔. 겁나게 했다.


다시금 깨달았다.

남녀 관계에 밀당은 필수다.


괜찮아!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생각해봐!

내가 괜한 애기를 했나봐..

병신같았다.

화기애애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냉담해졌다.


빈번하던 연락 텀도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다.

불안했다.


조바심.

정말 끔찍한 감정이다.

일에 집중하다가도 울려오는 알람벨에

나의 몸은 헐레벌떡 반응한다.


조급하다.

답장이 늦으면 상대방이 날 싫어할까.

답장이 애매하면 상대방이 헷갈려할까.

괜히 썼다 지웠다를 반복한다.


성급한 마음에

여유를 잃고 집착하게됐다.


확인받고싶다. 마음을.

나를 좋아하는 너의 마음을.


결말은 예상한대로.

끝이 났다.


절망적이었다.

눈을 감고

튀어나올 것 같은

심장의 박동을 느끼다보면

저 멀리 밝은 햇빛이 커튼 사이로 비쳐왔다.



분명 조바심 때문이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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