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족하고, 모자란 사람일까 봐 두려워.
이제는 자연스럽다.
어려운 감정들에 대한 정리도 이쯤이면 됐다.
그만 생각하고 싶다.
또 차였다.
1년 만에 나눈 여자와의 대화였다.
(이성관계를 목적으로 한 여자와)
내가 무슨 잘못을 했고
무엇이 가까워지던 거리를 더 멀어지게 만들었을까?
이유는 알고 있다. 그냥.
사람이 좋고 싫은데 이유가 있나.
아무 이유가 없다.
사람의 마음은
천방지축 어리둥절.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것.
이쯤되면 알 법도 한데.
애꿎은 미숙한 행동과 조급하게 다가간 속도감을 탓해본다.
나는 금사빠 성향이 강해 정말 마음에 드는 이성이 나타나면 불같이 달려든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는 여성에게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다.
이번은 분명 느낌이 좋았는데..
텐동을 같이 먹으며 그녀는 말했다.
"저는 사람을 오래 보는 편이에요."
그녀의 말에 속으로 나는 생각했다.
'거짓말마요.'
사랑은 1분이면 그 사람과의 느낌이 오는 것 아닌가?
그래도 같이 있을 때는 분명 느낌이 좋았다.
하지만 만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녀의 연락빈도.
더 이상 설렘이 보이지 않는 눈빛.
신경쓰였다.
나는 불안했다. 그리고 계속 불안해졌다.
별 것도 아닌 대답과 반응에
과민 반응하고 힘들다고 느꼈다.
결국에는 또 차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에는 또 집착을 했다.
우리 언제 보는 게 좋을까요?
'스케줄 보고 말씀드릴게요.'
그러고 또 실망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관계는 끝이 났다.
함께 보낸 시간과 그녀가 남겼던 말들에 괜한 미련을 뒀다.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그때 왜 그렇게 이야기한 거야..'
그녀가 준 작은 스티커.
그녀가 조심스럽게 표현한 말들.
4번의 만남동안 짧게나마 보냈던 시간.
본능적으로 느꼈다.
결말은 새드앤딩인데 이렇게 매달려봤자 의미가 있을까.
바닥난 자존감이 내린 결정이었다.
친구와 맥주 한 잔에 치킨너겟을 먹으며 대화를 나눈다.
연애도 공부가 필요해.
뭔 개소리야. 서로 마음이 맞으면 그냥 만나는 거지.
지랄 말고 연애 유튜버들 구독하고 영상 챙겨봐.
긴가민가한 마음에 친구가 추천해 준 '김달 유튜브'를 클릭한다.
그는 말한다. 덜 좋아하세요. 본인 일에 집중하세요.
5분짜리 영상을 가만히 앉아서 보다 보니 그럴듯하다.
자기 객관화.
나는 분명 자기계발을 좋아하고 열심히 나를 개발한다.
문제점은 누군가에게 빠지면 내 삶이 조금씩 망가진다.
다시 그녀와 보낸 시간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괴롭고 힘이 든다. 똑같은 생각을
또. 또. 또.
하고 있다.
조금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
자신에게 물어보니 이제는 더 이상 정리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 정확히는 정리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사소한 생각들이 나를 날이 갈수록 힘들게 만든다.
어느새 창문에 희미한 빛이 보였다.
날이 밝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