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까지 애 닿게 소중한 사람... 바로 내 아이..
험한 곳 한번 밟지 않은 듯한 그 보드라운 핑크빛 발을 조심조심 꾹꾹 만져준다
귀를 기울여야 잘 들리게 조그맣게 틀어둔 음악이 아직 절정으로 다다르지도 않았는데 작은 숨을 내쉬며 아이는 잠이 들었다
그 옆에 둘째 아이는 나와 큰 아이의 엎드린 채 잠든 모습에 번갈아 시선을 옮긴다.
노래 한곡의 짧은 시간은 누군가에겐 지루한 시간이 되어 흘러가는 듯 까만 눈을 깜빡이며 자기 차례를 기다린다.
말하지 않아도 자기의 시간이 된 것을 아는지 몸으로 엄마인 나를 끌어당긴다
"엄마 노래는?"
하고 노래가 끝났는데 다시 틀어주지 않은 것을 내게 상기시킨다.
태교 때 말고는 한 번도 들려준 적 없는 클래식 자장가 음악을 들으며 마사지를 받는 이 생경한 광경을 단 며칠 만에 아이들은 마치 날 적부터 그런 양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우리 딸, 엄마 딸이 돼줘서 엄마가 너무 고마워"
하니
"나도 우리 엄마라 너무 좋아"하고 베개에 얼굴을 묻고는 웅얼거리는 소리로 대답한다
둘째 역시 노래 한곡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마법처럼 스르르 잠이 든다...
아직 끝나지 않은 'G 선상의 아리아'가 조용히 울리는 방안은 플라스틱 토끼 조명에서 뿜어내는 온기로 가득 찬다
아이를 키우면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감정의 순간들은 사실 내 안에서 시작된 것이란 걸 잘 아는데 나는 그리도 불편하고 힘이 들었다. 나의 가장 소중한 존재에게 누구한테도 잘 보이지 않는 감정을 바닥을 자꾸 드러내는 게 너무 미안했다.
아이다워야 아이인데, 논리를 요구하는 내 모습이 싫어 견딜 수가 없었다.
아이가 나를 힘들게 한다고 자꾸 생각했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합리화를 하고 책망을 하며 반복했다.
부족한 엄마인 내가 변해야 했다.
잠든 아이를 보며 후회의 눈물을 훔치지 말고 자기 전부터 달라져보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잠들기 전 마사지와 자장가를 들려주며 재우기 시작한 지 며칠 되지 않은 이 밤,
마법같이 찾아온 이 시간, 음악도, 불빛도, 공기도 숨 막힐 듯 아름답게 느껴진다.
창문에 걸린 달빛도 슬쩍 이 모습을 비춘다.
이 시간을 떠올리기만 해도 내 마음이 느껴질 수 있게..
그렇게 아름다운 한 장의 흑백사진처럼 이 순간이 기억될 것 같다.
아이를 키우다 힘이 들거나
엄마도 인간이기에 인내가 바닥이 날 때
지우고 싶은 과거의 감정에 매몰되는 엄마로 변하지 말고
너무나 당연한데 자주 잊었던 이 소중함을 잊지 말라는 듯..
그렇게 마음속에 저장했다.
행복도 불행도 모두 내 마음속에서 시작함을..
마음먹기 하나가 내가 우주인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나비효과가 되는지..
너무 행복한 마음이 들어 너무 슬퍼졌다.
너무 쉬운 일인데 어려웠던 것 같아 미안해졌다.
잘 알고 있는 건데 자꾸 잊어서 안타까웠다
그렇게 숨 막히게 아름다운 밤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