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쓴 내 글 하나가 조회수 15만을 향해 무섭게 달려가고 있다.
오로지 글을 위한, 글에 집중하는 플랫폼이라고 찾아왔지만 실제로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을 쓴다는 게, 힘이 빠지는 일이었다.
어릴 때부터 작가가 꿈이거나 나 글 좀 쓰지 하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우연히 글을 쓰는 게 재미있다고 느껴졌고 브런치란 곳이 귀에 들어왔다.
그런 나였기에 이곳에 작가 신청을 해보는 게 사실 엄청나게 큰 용기였다.
첫 시도에서 탈락의 메일을 받고 나는 실망감보다 '역시...'였다.
그나마 냈던 용기가 흔적 없이 증발해버려 한참을 기다렸다 부끄러움이 망각될 쯤에야 한번 더 문을 두드렸다.
'저.... 거기서 글을 써봐도 될까요?'
이유야 모르겠지만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빗장을 열어 준 것만으로 기뻤던 게 잠시... 몇 편의 글을 썼지만 좀처럼 읽히지 않는 글을 보면 하루 종일 손님을 기다리는 허탕 친 장사꾼이 된 것 같았다.
조회수가 어떤 판단의 잣대는 아니고 조회가 낮아도 나에게 의미 있는 글을 쓰라는 브런치의 의도는 잘 알겠다.
하지만 글을 쓰겠다고 찾아와 놓고 막상 누군가 내 글을 봐준다는 사실에 브런치 인사이트를 들여다보며 입꼬리가 올라가는 건..
부끄럽지만 사실이다.
아이도 부모가 쳐다봐줘야 유치원에서 배워온 노래를 들려줄 맛이 나듯이, 나도 그랬다.
그저 내 안의 있던 작은 생각이 타인의 생각과 공감으로 연결된다는 경험이 참 짜릿했다.
그것도 글로..
그러려면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봐주고 그 생각들의 접점을 만들어내는 게 먼저이다.
솔직히 내 글이 좋아서는 봐주는 독자는 아직 극히 일부이긴 하다.
하지만 누구든 봐주는 글이라는 건, 글 쓰는 사람의 사기를 이렇게나 올릴 수가 없다.
살아오면서 내가 대화를 나눠본 사람이 10만 명이 될까? 싶은 정도로 내 글을 읽어주는 일이
나의 글쓰기 인생의 경사처럼 느껴졌다.
회사에서 우수직원에 선정되거나 경조사를 마치고 오면 감사한 마음을 담아 약속이나 한 듯 떡을 돌린다.
마치 나에게 온 경사 같은 기분에 브런치에 뭔가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브런치에 박카스라도 돌릴까?'
박카스 박스를 왼쪽 옆구리에 끼고 브런치 직원들 책상 위에 올려놓는 모습을 상상하다
'피식'웃었다.
1년간 여러모로 신경 써주신 아이의 담임선생님께 캔커피라도 한 개 사드릴 수 없어 편지에 마음만 담아 보내듯이..
나는 브런치한테 박카스 대신 계속 글을 보내야겠다.
감사했고, 감사하는 중이고, 앞으로도 또 감사할게요
하루아침에 수많은 사람이 글을 봐줬다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남편이 내게 "조회수가 높으면 뭐가 좋아? 물었을 때 한 대답처럼
"그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