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으로 가는 길
기차를 타고 본가인 부산을 내려갔다 올라오는 길 기차 속에서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PM은 zoom in, zoom out을 잘해야 한다. 그러며 머릿속에서 현재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제시 님의 zoom in & zoom out이란 노래가 울려 퍼졌다.
현재 APM으로 일(?), 알바(?)를 하고 있는 나는 운이 좋게 PM이 어떤 역량을 가져야 하는지, 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그냥 평소에 글로만 읽고 전해 듣기만 한 내용들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어 너무나도 행운임을 느끼며 다른 PM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도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
PM 그 누구보다 큰 그림에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프로덕트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책임지는 PM은 단순히 눈앞의 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큰 그림을 보며 앞으로의 방향에 맞춰 나아갈 수 있을 생각을 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큰 그림이 무엇일까? 이미 다들 큰 그림 중요하지라고 생각하며 머릿속에 그려지는 큰 그림이 있을 것이다. 내가 말하는 큰 그림은 서비스의 방향성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프로덕트의 성공이다. 프로덕트의 방향성은 프로덕트가 가진 비전, 회사의 비전등 본질적인 방향성을 말한다. 예를 들면, 당근이라는 서비스는 가까운 이웃을 연결하는 커뮤니티를 추구한다. 이 프로덕트에 개인의 시간을 절약해 주는 개인만을 위한 서비스가 들어가는 것은 서비스의 방향성과 맞지 않다. 그런 프로덕트보다는 당근의 비전을 더 극대화시켜줄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물론 때론 회사의 상황에 따라 비전과 맞지 않는 서비스가 들어올 수 있다. 그때는 회사와 서비스의 비전을 다시 한번 재설정할 때가 된 것이고 그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큰 그림을 잘 챙기기 위해서는 우선순위를 잘 판단해야 한다. 매일 보는 PM공고 속에서 우선순위라는 단어를 자주 발견하곤 한다. 여기서 말하는 우선순위는 단순히 내가 일할 때의 우선순위가 아니다. 프로덕트 전반에서 프로덕트를 위해 무엇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을 판단하는 것이다.
프로덕트의 성공을 위해 수 없이 쌓여있는 일들 중 무엇이 가장 시급한가를 판단하고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를 판단해야 한다. 이런 판단을 잘하기 위해서는 프로덕트의 비전, 회사의 비전과 얼라인 되는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 기준을 잘 세워둬야 우선순위도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프로덕트의 개선에서 시급한 일과 중요한 일이 존재할 것이다. 그럼 과연 시급한 일을 먼저 할 것인가 중요한 일을 먼저 할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게 명확한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이 기준은 해당 서비스를 맡은 사람만이 알 수 있다. 회사의 상황과 시장의 흐름 그리고 고객 등 전방위적인 부분이 고려된 기준이 세워져야 한다. 시급한 일만 하다가는 프로덕트는 언젠가는 도태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중요한 일을 언제 할 것인지 등 명확하게 기준과 함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PM은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그 누구보다 꼼꼼해야 한다. 디테일 정말 중요한 단어이다.
나는 비교적으로 디테일을 잘 챙기는 편이 아니었지만, APM으로 일을 하며 왜 디테일을 챙겨야 하는지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내가 그리고 우리 팀이 만드는 프로덕트는 고객에게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PM은 프로덕트의 전반을 챙기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꼼꼼히 고객에게 나가는 프로덕트를 살펴야 한다. 이때, 프로덕트 그 자체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프로덕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뭐 하나 빠진 것이 없나 하나하나 살펴야 한다. 즉, 여기서도 큰 그림에서 빠진 것이 없냐를 살펴야 한다. PM은 프로덕트 전반을 책임지는 사람이기에 우리 팀이 놓친 것은 없나 다시 한번 살피고 프로덕트 그 자체를 다시 한번 살피고 또, 프로덕트를 사용하게 될 고객에게 충분히 친절한지 다시 한번 살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실수를 안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하나의 변동 사항이 있으면 모든 문서를 수정해야 하는데 이때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냐 없냐는 실수의 횟수 차이가 극명하게 달라질 것이다. 여기서는 예시를 문서로 뒀지만,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사용하나 보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나도 나만의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더욱더 부지런해져야겠다.
여하튼 그래서 PM은 하루에도 수없이 zoom-in & zoom-out을 해가며 우리 프로덕트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살펴야 한다. 이 글을 적으며 나도 다시 한번 다짐한다. zoom-in & zoom-out을 치열하게 할 것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PM이다". 삶이라는 프로덕트를 두고 끝없이 더 잘 살기 위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 인생도 계속해서 zoom-in & zoom-out을 해가며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측정할 수 있는 지표와 기준도 필수적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