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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떡

by 박경분

무명 보자기를 깔고

켜켜이 쌀가루

사이사이 녹두 고물,검은 깻가루

펴고 깔고

펴고 깔고

틈이 생겨 설익지 않게 밀떡 시루번 단단히

서로 맞물려

서로 부대껴

맛있는 시루떡이 되어라


가슴 한 켠에 원망과 미움이 깔리면

한 켜에 눈감아 주는 법 얇게도 깔고

두껍게도 깔고

그래도, 그래도 설익으면

켜켜이

울음으로 울음 삭히는 그믐달 접어 깔고

고마웠던 일 헤집어 깔고

서로 맞물려

서로 부대껴

맛있는 사람이 되어라


멋있는 사람이 되어라


어머니는 자꾸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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