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心놀이터
이사할 때마다 느끼는 점은 내가 참 가진 게 많다는 거다. 다음에 쓸 거야~ 이건 다시 유행이 될 거니까 가지고 있잖아~ 이런 게 한 두 개씩 모이다 보면 짐이 산처럼 쌓인다는 것과 결국에는 안 쓴다는 거다. 물건마다 나름 다 이유가 있고 추억이 있다는 핑계로 가지고 있다 보면 버리지 못한 짐들과 늘 이사를 함께하게 된다. 이런 습관은 나이가 들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커지는 법. 그래서 늘 결단이 필요했다. 꼭 필요한 책들이 아니면 과감하게 정리해서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게 중고서점으로 보내기로... 미련 없이 보내야 한다.
내 머릿속에 넣는 게 중요하지! 새 책도 관리를 안 하면 먼지가 쌓여서 금방 누렇게 바래져!
큰맘 먹고 정리했더니 이제는 몇 권의 책밖에 남지 않았지만 속이 다 시원해졌다. 필요한 책들은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는 게 더 좋고, 집 안에 책들이 쌓이지 않으니까 미관상 보기에도 좋다. 책뿐만 아니라 옷들도 그렇고 필요가 없는 데도 그냥 예뻐서, 호기심에 샀던 것들이 예쁜 쓰레기가 된다. 밖에 나가면 세상에는 예쁜 쓰레기들이 왜 이리 많은지... 눈이 뒤집힐 정도로 마음에 훅 들어오는 게 얼마나 많은가!!
예쁜 쓰레기들이 스트레스 해소에는 최고지만 나중을 생각하면 후회만 한 가득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재활용하거나 재순환하지 않으면 진짜 쓰레기가 되는 것이고, 버리게 되면 어딘가에서 썩는 물건이 많게 되니 버릴 때보다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덜컥 사려는 마음을 자제시키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새벽운동을 나가는 아빠가 자꾸 물건을 주워온다. 거리에 버려진 우산들, 옛날 그림, 정체불명의 도자기.... 다양한 물건을 주워오면서 아빠는 말한다.
"멀쩡한데 왜 버려. 다 쓸만한데..." 아빠 나름대로 이유가 있지만 결국 이런 게 쌓이다 보면 창고방이 될 텐데.... 저장강박증이 아니라 주워와서 잘 쓰고 정리가 잘 된다면 좋지만 그게 아니면 결국 쓰레기더미 속에서 이고 지고 살게 된다는 이 아이러니가 싫었다. 나는 물건에도 좋은 기운과 나쁜 기운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짐은 더 가벼워져야 하고, 매일매일 소비를 부르는 유혹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추억이 있고 의미가 있는 물건이라면 핸드폰 사진에 찍어서 기억해 두는 걸로 타협을 하자고...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린 시절 받았던 상장이나 일기장은 죽어도 못 버리겠다....언젠가는 내 손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정리하는 날이 오겠지만 기억의 한계점이 있기 때문에 못 버린다.
결국 나도 핑계를 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