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는 것을 나누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더구나 남아서 여유 있는 것을 나누는 것을 넘어 크게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나눈다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베풀면 베푼 만큼 돌아온다고들 합니다.
그것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1을 준다고 해서 꼭 1이 돌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2가 될 수도, 10이 될 수도, 때에 따라서는 0.5가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오늘 누군가에게 나누었다고 해서 당장 내일 돌아오는 것도 아닙니다.
한 달 후, 1년 후에나 돌아올 수도 있고, 심지어는 아예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무엇이 되었든 베푸는 일이 더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베푸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감사를 잊지 않는 일입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누군가에게 선을 베푼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고, 칭찬받을 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만큼 중요한 것이 저는 그 감사함을 알고 감사에 보답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설령 내가 받은 것과 똑같이 다시 돌려줄 수 없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나에게 어떤 호의를 베푼 사람이 내가 그만큼 해줬으니 나에게도 좀 내놓으라고 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다면 애당초 베푸는 일 자체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처럼 처음부터 무엇이든 대가를 바라고 선을 베푸는 사람은 정말 거의 없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아무런 조건 없이 누군가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면 그 감사함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감사함을 표현함으로 인해 고마운 마음을 전달할 수도 있지만, 스스로도 그 감사한 마음을 좀 더 오래 간직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더 이상의 감사할 일들이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감사함을 느낄 수 있어야 나도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베풀 수 있게 됩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는 속담이 이 상황에 어울리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잘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내가 받은 도움에도 감사를 잘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감사를 묵혀두지 않고 제때제때 표현하는 일이 베푸는 일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래되어 상태가 변질된 재료는 요리하는데 더 이상 쓸 수 없는 것처럼,
때를 놓친 감사는 그만큼의 의미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정신없이 살다 보면, 바쁘게 나의 일에 집중해서 지내다 보면 자칫 감사를 지나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혹시 나에게도 때를 놓쳐버린 감사가 있지는 않은지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기억하고 있고, 때가 늦지 않았다고 생각된다면 지금이라도 그 감사하는 마음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