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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려고 스트레스를 받는 게 맞나?

by 슬로대디

지난주부터 아내와 마주할 때마다 거슬리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뒤통수 쪽에 눈에 띄게 한 가닥 삐져나와 있는 흰 머리카락이었습니다.


​뽑아줘야겠다 계속 생각만 하다가 잊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을 먹고 생각난 김에 그 거슬렸던 흰머리를 뽑아냈습니다.


"당신도 얼마 전에 보니까 흰머리 좀 있던데 와봐 내가 뽑아줄게"


"그래? 난 별로 없을 텐데 자주 확인하는데 잘 안 보여"


아내도 저의 흰머리를 보았다며 머리를 숙이게 했습니다.


"봐 여기 있잖아~ 생각보다 많은데? 우리도 진짜 이제 곧 염색해야겠다 다 뽑으면 안 될 거 같은데ㅎㅎ"


반 농담처럼 얘기했지만, 그래도 약간 충격이었습니다.


보이지 않은 곳에 나 있으니 찾지도 못하고 당연히 예상도 안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다는 소리에,


그리고 우리도 이제 염색할 나이가 되었다는 반 농담에


'흰머리가 갑자기 왜 이렇게 늘었지? 나 요즘 스트레스 많이 받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렇게 독서와 글쓰기를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나서 생각해 보니,


회사 업무와 가정의 이런저런 일들로 스트레스를 웬만큼 받고 있다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스트레스의 이유가 무엇인지 가만히 생각하다 보니 조금 어이가 없었습니다.

결국은 행복해지기 위해서, 걱정 없는 삶을 위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복해지려고 스트레스를 받는 게 맞나?'


내가 오늘을 사는 이유는 내가 꿈꾸는 행복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서입니다


어떻게 하면 그 행복에 빨리 도착할 수 있을까,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그것을 얻을 수 있을까를 매일 수도 없이 생각합니다.


행복으로 가는 과정이 그다지 행복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행복해지려고 하는 건데 그것을 위해서 오늘의 행복을 내어주어야 한다는 사실이 뭔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고생 고생만 하다가 그 고생 끝에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된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행복해야 합니다.


오늘을 행복하게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꿈꾸는 행복과, 내가 그리고 있는 행복과 조금 차이가 있더라도


그럼에도 오늘의 나의 삶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작은 것을 찾고 나면 큰 게 더 잘 보이듯,


작은 행복을 찾을 수 있어야 점점 더 큰 행복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되는 것보다는 그래도 되는 것이 더 많다는 생각을 매일 해보기로 했습니다.


생각을 단번에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 아닙니다.


조금씩 조금씩 바꿔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오늘 하루를 그리고 매일매일을 조금씩이라도 행복하게 살아간다면


설령 내가 꿈꾸는 행복을 끝내 만나지 못하게 되더라도 지나온 시간들이 아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신의 오늘이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내일 보다 그다음 날보다 오늘이 더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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