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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아 Nov 02. 2024

사랑하는 인생 만끽

반나절 동안 좋은 대화를 나눴다. 무려 반나절이나 말이다. 스스럼없는 진지함과 가벼운 진지함과 웅장해지는 진지함이 오갔다. 대화의 폭은 시간의 앞자리처럼 갈수록 늘어났다. 잊고 있던 진득달큰한 위스키가 떠올랐다. 한잔하며 더 좋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다음을 기약했다. 새 인생을 살고있는 나와 이미 그 인생을 살고 있던 그녀는 든든한 동료이자 멋진 친구가 되었다.


관심사가 통하는 사람과 멋진 친구가 되는 것은 어쩌면 영광으로 받아드려야 할 만큼 힘든 일일지도 모른다. 누군간 유난스럽다 할 표현이겠지만 알 수 없는 외로움으로 시간을 보내던 나에겐 그만큼의 깨달음과 행복을 주었던 값진 해결책 중 하나였다. ‘나’를 찾아주는 사람을 옆에 두어야 하며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찾아 그 속에서 힘을 내야 한다. 흐릿한 시야와 흐물한 자아를 판단 못하는 방황은 그렇게 벗어날 수 있다.


남은 반나절은 내 쉼대로 보냈다. 간단한 일을 받고 미루던 글도 적고 새롭게 쌓인 자극적인 콘텐츠를 보며 내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음에 감사했다. 프리랜서가 된 이후 그렇게나 싫었던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끝내주게 행복했다. 일상이 곧 일일만큼 상당 시간을 할애하지만 내 공간에서 내 시간을 주체적으로 쓴다는 게 나에겐 복에 겨울만큼의 행복이었다.


종종 혼란한 마음이 몰려올 때면 과거와의 대비를 한 번 더 상기한다. 영광스러운 대화, 주체적인 매일의 행복, 일상을 일로 채울 수 있게 만들어주는 감사한 분들까지. 그러면 이 멋진 인생을 유지시킬 간절한 집념과 평생이라는 단어를 뱉어 낼 힘을 얻는다. 만약 방황을 겪고 있는 누군가가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요령 없는 마음으로 나답게 살 수 있는 법을 찾아보길 바란다. 가늠안가는 미래는 생각보다 더 멋있을지도 모르며 근사한 인생이 당신의 것이 될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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