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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y Jan 30. 2021

집에서 칵테일을 만들면 '그 맛'이 안 나오는 이유.

홈텐딩


여러분은 이자카야에서 마시던 정말 쉬운 난이도의 위스키 하이볼 같은 칵테일을 집에서 해서 드셔 본 경험이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이따금 가끔씩 집에서 하이볼을 만들어마시면 이자카야에서 마시던 그 하이볼 맛이 안 납니다.

자.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1번. 우리 집이 이자카야 분위기의 조명이 아니기 때문에.

2번. '이랏쌰이마세!'같은 일본어로 환영 인사해주는 종업원이 없기 때문에.

3번. 술자리를 같이 하는 사람과 불편한 관계라서.

4번. 얼음을 우리 집 냉동고에서 얼린 얼음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물론 제 경우에는 답은 3번.......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대부분의 원인은 4번의 경우가 가장 큽니다.

백종원 선생님이 프랜차이즈는 맛집이 될 수 없다는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하시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정말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정말 맛있다"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본사에서 지정해 준 재료와 양을 정해주기 때문인데, 프랜차이즈의 장점은 본사에서 성공한 맛집이 점포를 늘리면서 일관성 있는 맛을 내기 위해서 특정 음식을 다른 식당에서도 정말 쉽게 할 수 있도록 바꾸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희한하게 똑같은 브랜드의 프랜차이즈일지라도 점포마다 미묘하게 맛이 전부 다 다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고 생각해 보니 어느 지점이든 같은 재료와 동량을 사용할지라도 아무래도 '불'에 대한 이해도라든지 재료의 '보관 상태' 그리고 '온도' 같은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김치찌개'로 예를 들어본다면 본사에서 배급하는 김치와 지정해 준 돼지고기 부위를 사용할 텐데, 만드는 방법을 돼지고기 00g, 김치 00g, 물 00ml를 붓고 몇 분간의 끓인 다음에 마지막에 00, 00를 넣고 서브한다고 가정했을 때, 그 불에 대한 강도와, 재료의 보관 상태나 비슷하지만 약간은 계절마다 다른 야채나 부재료의 특성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음료도 마찬가지로 예를 들어 '마가리타'를 테킬라 00ml, 트리플쎅 00ml, 라임 주스 00ml 를 넣고 얼음을 넣고 셰이킹 한 후에 소금이 리밍 된 글라스에 담는다. 이것을 방법으로 제시했을 때, 이 칵테일의 정말 중요한 포인트 순서는 레시피보다는 얼음의 상태가 1순위, 쉐이킹 기술이 2순위, 술의 온도가 3순위, 라임의 컨디션 4순위, 어떤 종류의 소금을 사용하였는지가 5순위 순서로 생각을 하고 메이킹을 합니다.

저도 간혹 직원들에게 새로운 칵테일 레시피를 교육을 할 때도 레시피의 용량보다는 어떠한 순서대로 넣어야 하고 어떤 얼음으로 어떻게 쉐이킹을 해야 하는지를 교육해 줍니다.


저는 백종원 선생님의 유튜브를 보고 요리를 집에서 많이 따라 하는데, 5번씩 돌려보고 틀어놓고 순서대로 똑같이 따라 해도 화면에 나오면 비주얼대로는 절대 안 나옵니다. (실제로 단 한 번도 성공해본 역사가 없음)

그 쉬운 계란 볶음밥을 따라 하는데 그것마저도 같은 비주얼이 안 나오더군요

아무래도 제가 불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 결정적이 이유인데, 음료도 마찬가지로 얼음에 대한 이해와 재료가 신선한 상태로 보장이 되어 있을 때 어느 정도 비슷하게라도 나온다는 것이죠,

가끔씩 직원들이나 제자들이 "알려주신 대로 똑같이 했는데 왜 그 맛이 안나오죠?"라고 질문을 해서 살펴보면 대부분 기본기 미흡 & 잘못된 보관으로 인한 재료의 컨디션 이 두 가지가 대부분입니다.


블로그나 유튜브에서 알려주는 방법을 정확하게 이해하여 만드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요리로 치자면 설탕 1스푼을 계량하라고 나와 있는데, 아니 숟가락 가득 한 스푼인지, 깎아서 한 스푼인지 소복하게 한 스푼인지, 요리를 자주 해보고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초보자들은 대부분 잘 모릅니다.

음료로는 40ml 계량을 하라고 나와 있는데 집에 지거가 있지 않은 이상 40ml가 정확하게 계량도 안 될뿐더러, 지거에 계량선이 표지 되어 있지 않으면 초보자들은 어느 정도가 40ml 인지 감이 잘 안 잡히죠...

특히 레몬주스나 시럽 같은 경우는 5ml +, - 만으로도 맛에 큰 차이가 납니다.


우리가 계량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 '지거'라는 도구가 필요합니다.

지거 안쪽에 저렇게 사진과 같이 계량 표시선이 있는 제품이면 좋습니다. 저것은 미스터 슬림 지거 라고 하는데, 굳이 같은 제품이 아니더라도 만 원대의 가격에 구매하실 수 있으니 하나쯤은 구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적인 바텐더들도 지거 없이 감으로 15ml 30ml 정확하게 계량하는 마이더스의 손을 가진 바텐더는 극소수입니다. (생활의 달인에서나 가능)


그리고 칵테일을 만들자마자 원샷으로 한번에 마시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어느 정도 경과하더라도 얼음이 많이 녹지 않아 칵테일의 컨디션을 유지시켜줄 수 있는 얼음이 좋은 얼음입니다.

얼음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하시는 분들이 꽤 많은데 일반적인 가정에서 사용하는 냉동고의 얼음으로는 맛있는 칵테일을 만들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일반적인 가정에서 냉동고에서 만드는 얼음과 칵테일 전문용 얼음은 빙결점이 다르기 때문에 그냥 다 똑같은 얼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칵테일용 얼음과는 액체 혼합되었을 때 녹는 시간이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보통 이런 얼음틀을 냉동고에 생수를 받아서 많이 얼려서 사용하실 텐데,

얼음이 불투명하고 기포가 많이 차 있는 얼음은 빙결점이 낮게 얼었기 때문에 얼음 자체가 단단하지 않아 진토닉 아니 콜라만 부어 마셔도 얼음이 금방 녹아서 맛이 없습니다.

그리고 가정용 냉동고에는 다른 음식물들과 함께 보관하다 보면 세균과 각종 음식물 냄새가 얼음에 함께 베기도 합니다.

그래서 얼음은 냉동고에 얼리는 얼음보다 무조건 단단한 얼음을 사용해야 하는데, 저는 외부에서는 거의 이 돌얼음을 사용합니다.

편의점이나 마트에 있으니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서 쓰기가 수월합니다.


이 두 가지만 있어도 웬만한 빌드업 칵테일은 만들기가 수월하니 참고하시면 좋을듯합니다.

빌드업 칵테일(하이볼, 진토닉 같은 소다가 들어가는 칵테일이나 네그로니, 블랙 러시안 등등) 은 좋은 얼음과 알맞은 용량만 넣어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편에서 얼음에 대해서 더욱 자세하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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