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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y Jan 30. 2021

눈이 오는 설날 아침, 떡국 말고 칵테일

Cocktail

오늘은 아침에 일어났더니 눈이 오고 있더군요,

아주 오래전에......아마..5~6년 전쯤...눈이 펑펑 오는 날, 구정을 맞이하는 칵테일을 만들겠다고 개발해낸 설날 스페셜 칵테일이었습니다. (설날에 스페셜 칵테일 만든 사람은 저 밖에 없을 듯)

정작 중요한 건 설날 당일에 손님이 5명인가 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무슨 자신감으로 설날에 손님이 올 거라고 생각해서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생강을 말려 보드카에 넣어 숙성시켰는데, 이때는 담금주에 대해서 지식이 부족했던지라, 마셔본 사람들이 입술이 얼얼할 정도로 맵다고 했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런데 저는 당시에는 "그거 원래 그런 맛으로 마시는 거야"라는 뻔뻔한 대답으로 단골손님들께 강매로 판매를 했었습니다.

생강 보드카와 대추청, 명절 선물로 받은 한라봉으로 주스를 착즙해서 만든 나름, 명절의 느낌을 살린 칵테일이었습니다. 옆에는 사이드로 곶감을 잘라서 내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곶감이나 한라봉이 상당히 고급이었는데 한국적인 칵테일이라는 강박 관념에 너무 억지로 끼워 맞춘 '용두사미'같은 칵테일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니 항아리 글라스인데 남대문에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여 장독대에 눈이 소복이 쌓인 모습을 연출하려 슈가 파우더를 뿌려 장식했습니다.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해서 칵테일의 맛과 표현력에 집중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아마도 제 성격상 마음에 드는 맛과 비주얼을 만들기 위해서 나중에 한 번 더 도전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하여 이번 설에는 고향으로 이동하기보다는 집에서 보내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 아무쪼록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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