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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y Aug 01. 2021

내가 공황장애를 이겨내는 방법.(下)

바텐더.

안녕하세요 Roy입니다.

사실 요즘에 부업에 몰두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블로그에서 소소하게 글 쓰는 거 외에는 다른 취미를 두지는 않았는데 이제는 생존이 걸린 문제이다 보니,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편에 이어서 글을 다시 써보자면,,,

여전히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동업자였던 그 새..ㄲ.. 아니 그 자식? 아니 그 녀석? <-(이 표현이 가장 순화된...표현)

뭐 제주도에 자기 집에 수영장까지 짓고 있던 그 게시물을 보고 분노에 차올랐고 저를 다시 일으켜주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 빚이 꽤 있었는데, 그때 알고 지냈던 분에게 어렵게 이야기를 꺼내 200만 원을 빌려서 혼자 푸켓과 제주도, 여수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이대로 집에만 처박혀 있자니 제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어렵게 결심을 하고 두 달 만에 집 밖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당시 푸켓에서의 여행 사진입니다, 33살 때였는데, 역시 살이 빠져서 그런지 젊어 보여서 그런지 잘생겨..보여..ㅆ......흠.....

200만 원으로 무작정 여행을 떠난 건 아니고 푸켓에 있는 호텔에서 제 창작 칵테일 레시피를 제공하고 교육을 해주는 조건으로 여행 기간 동안 숙식을 제공받았습니다. 사실상 1주일 동안 비행기 티켓 외에는 돈을 거의 안 썼습니다.

(또 와달라고 했는데 이놈의 코로나 때문에....)



잊을 수 없는 생에 처음 봤던 너무나도 예뻤던 여수의 야경
제주도

이때도 극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제주도 히든 클리프 호텔에서 제 창작 칵테일 레시피를 제공하고 교육해 주고 객실을 엄청나게 할인받았더라는....


이 혼자서 다녀온 여행의 기억은 아마 제가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처음 느껴보는 감정과 기억입니다.

무거운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떠나는 여행의 감정이라는 것은 외로운 마음이 든다기보다는 홀가분한 느낌이 컸습니다. 다만 혼자서 여행을 해보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혼자 여행을 다니다 보면 말을 안 하기 때문에 한 이틀 때부터는 정말 한 마디도 안 하게 되니 아주 약간의 외로움은 느껴지더군요


여행이라는 것은 내가 현실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온을 주는 것이라는 것을 이때 처음으로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동반자가 없으니 눈치 볼 필요도 없고 스케줄에 쫓기지 않다 보니 제가 하고 싶은, 내키는 대로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이때는 제가 면허도 없어서 제주도에서 버스로 이동하면서 여행을 하였는데, 아무 버스나 잡아타고 1~2시간을 멍하니 창밖만 보고 이 생각 저 생각을 정리할 때도 있었고 어느 날 외출하기 싫은 날에는 숙소에서 하루 종일 좋아하는 영화를 보는 날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모르는 사람들 속에 섞여 여행을 다니다 보니 '나 혼자만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뭐.. 아무런 일도 아닌 건 아니지만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겨나 용기를 얻어 어렵게 일상생활로 다시 복귀했었습니다.


대인 기피증이나 공황 장애를 겪고 있다 보면 사람들이 많은 곳에 내가 노출되는 것이 정말 두려워집니다.

이 정신 질환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이 공황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에게 "힘내"라고 빈말로 위로하는 건 사실 별로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 직접적으로 경험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결코 공감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도 사실 이 공황장애를 꾀병 혹은 '유리 멘탈'이라고 생각했었던 때가 있었으니까요,

뭐 어떻게 보면 유리 멘탈이라는 말은 어느 정도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멘탈이 강했다면 공황 장애에 빠지지 않았을 테니까요, 저 역시도 멘탈이 강하지 않은 편이라 잘 알고 있습니다만,

정신적으로 힘들면 힘들다고 인정하는 것이 가장 좋지 않나 싶습니다.


사람의 성향이 바뀌거나 하는 일은 이미 머리가 다 자란 성인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므로, 본인의 스트레스 강도를 '나는 괜찮아!! 왜냐면 강한 사람이니까!!!'라고 본인에게 무리하게 자기 최면을 걸다 보면 그걸 버텨낼 수 없기에 나중에 울화가 한 번에 치밀어 올라 화병이 날 수도 있을듯합니다.


저의 지금 상황은 그때 당시에 장사를 실패했던 것보다 몇 배는 더 큰 금전적 손실을 봤고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계속 빚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힘들었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무기력하고 우울했다면 지금은 '아....망했다 우짜노 ㅎㅎ.....빨리 돈 벌어야겠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제가 책임져야 할 일들과 직원들이 많다 보니, 멈춰있을 시간도 없이 영업은 하고 있지 않지만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다른 방법으로 수입을 창출하기 위해서 스마트 스토어도 하고 있고 다음 주부터는 유튜브도 시작할 예정입니다.

(여행을 떠나서 재충전을 하고 오면 좋겠지만 지금은 스마트 스토어 주문 들어오면 택배 보내야 하므로...)


우울증으로 극단적인 결심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자신에게 처해진 이 상황이 도저히 나아질 것 같지 않기 때문에' 라고 하더군요, 저 역시도 이 코로나 사태가 언제 종료될지는 도저히 모르겠고 상황이 언제쯤 좋아질지, 아마도 최소한 내년까지는 갈 것 같지만, 어떻게든 버티다 보면 방법이 다 생기더군요.


제가 예전에 공황 장애를 겪어보지 않았다면 아마도 지금 겪으며 아주 힘들어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그때 그 힘든 상황을 겪어보고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을 버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놓인 이 상황을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물론 쉽지 않겠지만 분명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혼자 여행을 다녀보지 않으셨다면 이번 휴가를 기회로 떠나보시는 것도 좋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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