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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y Sep 29. 2024

내가 느끼는 현재의 Bar 업계의 위기에 대해서.

자영업자 폐업율


안녕하세요 Roy입니다.


아무도 저를 안 기다리시겠지만, 요즘에 정신이 좀 많이 없어서 블로그에 하루 영어라고 제가 공부한 내용들을 복습하면서 시간 내서 틈틈이 쓰는 것 말고는 꽤 글이 없었네요,


오늘은 오래간만에 쉬는 날이라, 블로그에 그동안 행사에 대한 내용이나 적고 싶은 내용들이 많지만, 아주 오랜만에 현재 Bar 업계의 현황에 대한 제 생각들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업계에 계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현재 저희 업계는 최악입니다. 코로나 같은 자연재해 때는 환경적인 요인이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만, 지금 현재는 부동산, 금리 인상 등등 경기 침체로 인하여 어렵다고 하기에는 우리나라는 늘 경기가 어려웠으며, 한 번도 좋았던 적이 없었던 지라, 장사가 안되는 이유를 경기 탓을 하기 전에 시장의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최근 들어 Bar 업계의 폐업률이 최대치라고 생각합니다. 서울 수도권에서만 최근 두 달간 제가 알고 있는 폐업한 업장만 하더라도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


이 업장들은 상권이 안 좋지도 않았고 실력이 없는 바텐더들도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지금 이 시기를 시작으로 앞으로 훨씬 더 많은 업장이 폐업 절차를 밟게 될 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낮에는 하이트 진로에서 앰버서더를 맡고 있으며 저의 주 업무는 회사의 임직원분들이나 소비자들에게 현재의 시장 상황에 맞게 브랜드를 교육하고 홍보해 주는 앰버서더의 일을 맡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로 업계의 시장 흐름을 파악하는 일을 많이 하게 되는데, Bar뿐만 아니라, 주류 전문점, 마트, 주류를 구매할 수 있는 휴대폰 앱까지도 힘들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Bar 업계의 매출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그 타격은 유통 도매장까지 받게 되고 이 매출 하락은 수입사까지 이어지게 되어있는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Bar 업계는 왜 이렇게까지 소비자가 줄게 된 것일까요?

지금부터 제가 서술할 내용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인 점을 밝히는 바입니다.



18년을 돌아본 그동안 업계의 시작 그리고 흐름과 변화.


저는 2007년부터 바텐더를 시작했고, 제가 바텐더를 시작했을 무렵에는 '플레어 바'라는 묘기 기반의 업종이 굉장히 흥행하던 시기였습니다. 저 역시도 이 플레어 바로 입문을 했고, 이 문화는 꽤 오랫동안 지속이 되면서, 이 플레어 바라는 곳들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그러다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어느 시기에 이 플레어바는 자취를 감췄고, 싱글 몰트위스키가 국내에 유행을 하게 됩니다.


서서히 조금씩 상승했다기보다는 어느 날, 자다가 일어났는데, 위스키가 유명 해졌다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엄청나게 급상승을 하게 되었습니다. 청담이나 한남동에서는 이런 위스키바 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문전성시를 이뤘고, 이 위스키와 함께 유행하면서 클래식 칵테일들이 빛을 보게 되어 유명해지게 되었습니다.


피나콜라다, 피치 크러쉬, 준벅 같은 트로피컬 칵테일에서 올드 패션드, 네그로니, 진피즈, 김렛 같은 칵테일들이 바 호퍼들 사이에서 유명해졌고, 2010년 초반부터 이 흐름을 타고 자연스레, 크래프트 칵테일 문화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페니실린, 에스프레소 마티니, 바질 스매시 같은 칵테일인데, 이 칵테일들은 클래식 칵테일과 차이 점이라고 한다면, 클래식 칵테일처럼 100~2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반면, 2000년대 초반부터 생겨난 칵테일 스타일로 페니실린에는 직접 만든 허니 진저 시럽을, 에스프레소 마티니에는 깔루아 같은 커피 리큐어가 아닌, 에스프레소를 내려서 사용, 그리고 바질 스매시에는 실질적인 허브류 들을 재료의 특성에 맞게 핸드메이드 공법을 거치는 것들입니다.


지금이야 '그게 뭐 어때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당시에는 핸드메이드로 이런 시럽이나 인퓨징 기법으로 무엇을 만들어내는 것들에 대해서 인터넷에 정보가 많지 않았고, 해외의 바텐더들과 교류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때 당시의 바텐더들의 사이에서 화두의 쟁점이었습니다.


얼음도 지금이야 Bar에서 커다란 사각 얼음이나 위스키 온더락인 아이스 볼 얼음을 쿠팡, 편의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흔해졌지만 이 식용 얼음도 그때 당시에 청담, 한남동의 고급 바에서 직접 아이스픽으로 바텐더들이 카빙 해서 서브해 주던 얼음이었습니다.


2015년쯤부터 이런 칵테일을 취급하는 전문적인 Bar들이 정말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의 업계에서는 바텐더 대회도 정말 많았고 이런 대회가 많다는 것은 업계의 호황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칵테일뿐만 아니라, 당시에는 위에서 언급한 싱글몰트위스키의 종류도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위스키 브랜드들이 국내로 대거 수입되었습니다.


이때부터 10년 흐른 지금 현재 2024년을 생각해 보면, 정말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할 수도 있고 달라지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을듯합니다.


현재에는 인터넷의 발달과 해외 다른 나라 바텐더들의 교류도 매우 활발히 이루어지기 때문에 칵테일의 기법에서 단순히 끓이고 숙성시키는 작업이 아닌 크래프트에서 한 차원 더 진화되어 과학의 문명을 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감압 증류기를 통하여, 우리는 장시간 어떤 재료를 숙성 시켜야 할 재료를 단 시간에 뽑아낼 수 있으며, 술의 색깔도 말끔하게 투명한 색으로 만들 수도 있고,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어지간한 재료들은 쉽게 구현해낼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업장들도 꽤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위스키들은 처음 유행할 시절에 30년산 같은 고 숙성 위스키들도 꽤나 유행했고, SNS에 자랑처럼 올라오던 그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고 숙성 위스키들은 인기가 한풀 꺾어 시들시들합니다.


고 연산뿐만 아니라, 코로나 시절에 엄청나게 국내에서 유행했던 위스키 브랜드들도 예전처럼 구하기 어렵지 않고 정말 극강의 레어 아이템 몇 개 아니면 어지간한 건 일반 소비자들도 마트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전혀 흥미롭지 않은 Bar 문화


저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라는 나라는 유행에 가장 민감한 민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세계 어느 나라보다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극강의 가성비를 직감적으로 귀신같이 찾아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뭔가 한번 유행하다고 하면 일단은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따라 하고 봅니다. 국내에서 SNS를 이용한 마케팅 시장규모가 엄청나게 커진 것처럼, 남들 시선을 과하게 의식하고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국민성은 트렌드가 빠르게 타올라서 유행했다가 어느 날부터 언제 그랬냐는 듯 금방 차갑게 식어버립니다.


고 연산 위스키를 판매하면서 '역시 30년산 위스키가 최고지!!!'라고 말하는 사람은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30년산의 위스키의 진정한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10년산 위스키부터 다양하게 수없이 마셔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이 말은 즉, "마셔보니까 가격에 비해 별거 없네" 같은 반응들이 정말 많았는데, 당시에 유명한 고 연산 같은 위스키는 프리미엄이 붙어서 본래 가격의 몇 배의 가격에 거래되고는 했는데, 지금은 바틀 샵이나 개인 거래로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 2020년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바 창업이 유행이라고 할 정도로 국내에는 위스키와 칵테일을 취급하는 수많은 바 들이 개업을 했습니다. 업계에 경험이 전무했음에도 이런 업계의 문화가 좋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될 것 같아서 직장인을 그만두고 자영업의 길로 접어든 분들도 꽤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아직도 이 업계가 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금은 정말 수많은 업장이 가게를 이미 임대를 내놨음에도 팔리지 않아서 울며 겨자 먹기로 장사를 하는 곳들도 많고 폐업을 생각하고 있는 업주들도 많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Bar 문화는 새롭지 않습니다. 바꿔 말하면 더 이상 돈을 써야 할 가치를 잃었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상위 5% 안에 있는 Bar 업장들은 여전히 북적이고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상위 5% 하는 건 너무 적은 비율이지 않나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내고 있는 업장이라고 한다면 제 기준에서는 5%라고 생각합니다.


손님이 찾지 않는다는 것은 그 업장에 방문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들이 찾지 않는 정말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어찌 됐든 예전처럼 그냥 백바에 위스키 갖다 놓고 장사하는 시대는 이제는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칵테일도 마찬가지로 10년 전에는 클래식, 크래프트 칵테일들이 굉장히 유행했고 찾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아시겠지만 이제 그런 기술들은 흔하디 흔해졌으며, 위에서 언급한 최신 과학 기술을 도입한다고 해서 장사가 잘되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언급한 상위 5% 안에 드는 업장들은 그 고유 기술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그게 클래식이든 최신식 기법이든 한 분야 정점을 찍은 업장들과 그 만한 내공을 가지고 있는 오너들입니다.


얼마 전에 '샘 로스'라는 뉴욕의 Atta boy의 바텐더가 국내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어림잡아 100명 이상의 바텐더들이 왔더군요, (이 인물은 그 유명한 칵테일 '페니실린'을 개발한 바텐더입니다.) 클래스의 내용은 너무 좋았으나, 아쉽게도 미국과 한국의 음주 문화의 차이와 단순한 술을 다루는 기술이 아닌, 그 인물이 그렇게 유명해질 수 있었던 세심한 디테일을 깨닫지 못한 다면, 무용지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국내 Bar 업계에서 해외에서 초청하는 게스트 바텐딩 같은 이벤트들도 2~3년 전부터 엄청나게 유행하고 있고 요즘은 한 달에 어림잡아 5번 이상의 해외 게스트 바텐딩 이벤트들이 있습니다.


물론 저희 업장에서도 이런 이벤트들을 그동안 꾸준히 해왔으나, 이제는 당분간 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매출이 안 나와서? 아닙니다. 매출은 정말 잘 나옵니다. 이런 이벤트를 하는 최초의 목표에는 국내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함이 목적으로 시작이 되었고, 저도 초창기에는 해외의 유명한 바텐더들의 게스트 바텐딩 이벤트에 정말 열심히 다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드는 생각은 '이 유행도 이제 끝나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내에 아시아권에 있는 어지간한 유명한 Bar들은 한국에 거의 전부 다 왔다 갔습니다. 그때마다 화제가 되었고 이제는 그 화젯거리가 시들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이야기지만 국내에서 수준 높은 칵테일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정해져있습니다.


2015년에 칵테일 문화가 유행하면서 새로 유입되었던 인구들은 정말 많았고 이제는 그 인구들이 자연스럽게 빠져나갔다고 생각합니다.



왜?


더 이상 새롭지 않고 흥미를 잃었기 때문이죠.


지금 '우리가' 아닌 '당신이' 할 수 있는 것들.


소주 문화가 자리 잡은 한국에서는 음주 자리를 선택할 때 많은 선택지를 놓고 고민을 하게 됩니다. 모임의 성격이나 사람에 따라서 어디서 소비를 할지 결정하게 됩니다.


한 잔에 2~3만 원의 위스키나 칵테일과 한 병에 5천 원의 소주, 맥주와 경쟁을 해야 합니다.

극단적으로 예시를 들었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입니다.


위스키를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코스트코, 이마트 트레이더스 같은 정말 최저가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곳에서 위스키를 구매하여 집에서 마십니다.


안타깝게도 다시 업계가 일어설 수 있는 날이 언제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주류 시장과 경제의 흐름상 아무래도 최소 몇 년 같은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업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돈을 충당할 수 있는 대출을 이미 다 땅겨 썼고 그것도 모자라서 자가를 담보로 잡거나 보증인을 세워야 하는 대출을 받은 분들도 정말 흔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차선책으로 생각했던 도매장 주류 대출도 이제는 주류 대출을 많이 받은 업장에서 더 원활하게 회수가 되지 않자, 도매장 대출 기준이 굉장히 까다로워졌습니다.


매달 매달을 발만 동동 구르며 이번 달은 어떻게 넘길 수 있는지 고민하는 분들이 대다수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올라가는 최저 임금과 업계의 평균 급여, 그리고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바텐더 구인 등등 정말 우리는 업장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접시에 물 떠다 놓고 장사 잘되게 해달라고 기도 올리며 신에게 빌어야 할까요?


냉정하게 들리시겠지만 저는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망해도 나는 살아남는다 라는 생각으로 살아남아 버티고 있습니다.


저는 업장 운영 외에도 정말 많은 관련 사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업장 운영, 대학교 교수, 대기업 직장인, 바텐더 이벤트 에이전시, 칵테일 관련 용품 쇼핑몰까지 5개의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얼마나 바쁜지 지금처럼 몸은 쉬지만 뇌와 손은 쉬지 않는 것처럼 늘 생각하고 하루에도 어떻게 하면 이 업계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수없이 고민합니다.


'여기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더 있냐'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생각해 보면 내 가게의 손님이 오게 하는 방법은 엄청나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순하게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하면 됩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순위로는

              서비스            

              가격            

              인테리어            

              맛            

입니다. 1.2.3번까지 아니, 1.2번만 돼도 절대 굶어죽지 않을 정도로 손님은 무조건 옵니다.


대부분 업계나 지역 상권에 맞춰서 가격을 설정하는 분들이 꽤 있는데, 본인 실력과 업장의 인테리어와 시설물에 주관적으로 생각하여 가격을 매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비하기 합당한 가격은 당신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정합니다.

그리고 그 기준치보다 높으면 재방문이 이루어지고 낮으면 혹평이 쏟아지리라 생각합니다.


단순히 손님이 오지 않는 이유는 절대로 칵테일의 맛이 아니라, 부수적인 여러 가지 매력적인 포인트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오늘 날, Bar 업계의 국내 내수 시장은 폭망했고, 앞으로 점차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힘내세요. 오늘보다 더 힘든 내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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