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차피 더러워질 것 뭐하러 청소를 합니까 ? '
단순히 내가 엄마한테 했던 말이다. 사실 이게 진짜 맞는 말이다. 모든 사람들은 365일 청소를 한다. 하지만 집이 365일 깨끗한가? 전혀. 매일매일 청소를 한다는 것은 매일매일 청소할 건덕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치워도 치워도 더러워지는 집을 치워야 하는걸까?
하지만 돌아오는 말은 '넌 그러면 왜 사니?' 라는 말이였다. 그러게. 말문이 턱 막혔다. 사람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 사는 집이라는게 언제 어떻게 집이 더러워지고 깨끗해질지도 모른다. 약간 예를 극적으로 들긴 했지만 엄마의 촌철살인에 멋쩍은 표정을 짓고 말았다. 집안 청소하는게 질리도록 싫었던 걸 들켜버렸다.
어차피 더러워진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어차피 더러워진다->더러워질 물건은 따로 있다->더럽히는 자리에 그대로 더럽게 놔두기 때문에->왜 안치우느냐?->치우기 귀찮아서. 결국 이런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나 또한 엄마가 내가 아무데나 벗어던진 옷을 빨아버리면 왜그랬냐고 '나는 던지는데에다가 던진단 말이야!' 라고 칭얼댄다. 엄마는 코웃음 치면서 쌍욕을 시전한다.
내가 매일 던지는 곳에 던진다고 하지만 더러워지는 것이 쌓이고 쌓이는게 싫었던 엄마는 옷 한무더기를 가져오더니 '버릴건 버려!' 라고 하더라. 생각해보니 던지는 곳이 아닌 넣어두는 곳에 옷을 던져두면 육안으로 보기에 집이 더러워보이진 않지 않을까?
집안에 먼지 쌓이는 옷가지들, 불필요한 인테리어 소품들만 정리한다면 서랍장 내부가 더럽긴 하더라도 육안으로 보기에는 깨끗하지 않을까 싶었던 나는 버릴건 버리고 정리할건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죽어도 못잃는 사람들을 위한 버리기 팁-1
처음으로 버릴 것은 옷이다. 아 이거 내가 oo브랜드 세일했을 때 사둔건데…, 아 이거 예전에 진짜 많이 입었는데… 전부 버려라. 이것저것 핑계대면서 저번 옷정리할 때에도 남겨뒀던 옷들이다. 하지만 여태까지 입지 않는다면 더 이상 버려도 응?어디갔지? 하고 찾지 않는 옷들이다. 입었을 때 더 이상 멋지지 않은 옷들은 이제 보내주어라.
죽어도 못잃는 사람들을 위한 버리기 팁-2
입을 옷이 없을수록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버리는 것이 맞다. 안 입고 쌓아두는 옷을 버리고 이제 흙 속의 진주만 남겨라. 매일 아침 출근 전 무엇을 입을까 고민하며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당신, 정말 본인이 자주 입는 옷들로만 남겨두고 다른 자질구레한 옷들은 버리는게 좋다. 또한 옷장이 정리되어 입을 옷이 없으면 앞으로 어떤 옷이 부족한지, 어떤 옷을 사야하는지를 바로바로 알 수 있다.
죽어도 못잃는 사람들을 위한 버리기 팁-3
2달 이상 안 읽은 책들은 과감히 버려라. 책장 가득 쌓여져가는 책들을 한번이라도 다시 읽어본적이 있는가? 우리집은 심지어 초등학생 문제집까지 있더라. 그것도 나이 29살 먹은 큰오빠 글씨체가 적힌 초등학생 문제집. 이렇게 책장에 관심을 안기울여놓고 책장 가득찬 책들만 보고 한숨을 푹푹 내쉰다면 당장 정리가 시급하다. 그나마 멀쩡한 책은 알라x 같은 중고 책방에 팔면 적은 돈이긴 하지만 꽤나 쏠쏠한 수입을 얻을 수 있으니 정리하며 돈도 벌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자.
죽어도 못잃는 사람들을 위한 버리기 팁-3
응? 이건 뭐지? 하면서 혹시 모르니 챙겨두자~의 대명사인 전선이나 케이블. 이게 컴퓨터 전선인가…, 디카 케이블이였던가…. '뭔지 모른다' 는 것은 곧 없어도 상관 없다는 것이다. 몇년동안 방치되던 케이블이나 전선이 앞으로도 방치될 예정이니 말이다. 쓸데없이 구석에 쳐박혀두고 있었던 케이블은 과감하게 버리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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