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때 비혼을 외치던 내가 스무살에 지금 남자친구를 만나 ‘이런 사람이라면 결혼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10년째 되는 해에 결혼을 약속하고 결혼준비를 하던 중, 메리지블루가 왔다.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해주는, 나밖에 모르는 사람을 만났는데도 그랬다.
결혼에 확신이 안들었다.
‘나는 왜 결혼준비를 하게 됐지, 나는 혼자서도 잘 사는 사람인데, 결혼해서 잘 살 수 있을까, 사람들은 어떻게 결혼을 결심하는 걸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었고, 그에게 표현했다.
“노엘아 나는 결혼하기 싫어. 나는 애기도 없어도 되고, 그냥 자유롭게 세계를 누비고 싶어.“
나는 해외여행 실컷 다니며 살 길 원한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예비 신랑은 자식을 두 명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길 꿈꾼다.
‘서로 다른 꿈을 꾸는 우리가 결혼하는 게 맞을까? ’
나에게 성공이란, 자유롭게 여행을 다닐 수 있느냐 없느냐인데, 결혼을 하면 가족이라는 족쇄에 묶여 내 삶이 무너질 것만 같았다.
불안해하는 나를 보고 그가 답했다.
"다혜는 결혼해도 여행 마음대로 다녀도 돼. 그저 다혜가 여행다니다 지쳤을 때 나한테 쉬러오면되는거야. 나는 그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해"
나는 말했다.
“현실은 애낳으면 여행 못다니잖아.“
그가 차분한 목소리로 나를 달랬다.
”아니야 할 수 있어. 아르헨티나에서 애기 업고 파타고니아 오르는 사람도 봤다며. 그러면 <아기랑 해외여행>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자. 한국에서는 블루오션이야“
묘하게 설득되는 말이었다. 눈물을 닦으며 헛웃음을 짓는 나를 보고 그는 이어서 말했다.
“결혼과 자유는 반대말이 아니야. 여행 많이 다녀도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어. 나랑 같이 해보자.”
그는 내 가치관을 이해하는 사람이었다.
다른 남자 같았으면 해외여행가는 거 이해조차 못해줄 텐데.
노엘이의 말 덕분에 나도 결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혼해서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고, 지금처럼 행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어쩌면 나는 아내로서 엄마로서 강한 책임감 때문에 이분법적인 사고를 한 게 아니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