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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노트 Mar 31. 2017

여행기록을 쓰는 게 뛰어난 어휘력이 과연 필요할까?


오늘은 여행 글쓰기에 대해 성토(?)를 해보도록 한다.

꼭 여행 글쓰기가 소설가처럼 어문계열 전공한 사람처럼 얄딱꾸리한 어휘력을 뽑내가며 여행기록을 써야 그게 좋은 여행 콘텐츠일까?



흠 -


한동안 나의 머릿속을 강타한 이 주제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난 공대생이다. 고로 이공계. '글쓰기'와는 거리가 먼 전공자라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 전공자들은 굉장히 간결하다. 내 글을 읽다 보면 대~충 느껴지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나도 형용사어, 부사어 쓴다. 암암 쓰고말고! 근데 중요한 건 알맹이지 않을까?????????


내용 전달하는데 굳이 얄딱꾸리한 품사들을 죄다 열거해가며.. 개인적으로 여행기록이라는 건 나의 감성들을 열거하는데 주목하면 되지, 그 꼭 감성들의 키워드가 고퀄(???) 일 필요가 있을까?


뭐 상대적으로 다양한 어휘들을 가지고 있으면 여행기록을 휘황찬란하게 가지고 놀듯이 기록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본인이 스스로 나도 좀 글 쓴다.라는 자신감이 더 중요하지 않나 싶다. 


우선 내가 그렇다. 난 내가 글을 좀 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수준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나의 상대적인 기준이다. 우선은 글을 쓸 수 있는 동기부여가 자신감만 한 게 없다고 생각하고. 난 또 뭔 이런 무한한 자뻑신감이 있는지는 나도 알 수 없겠으나, 


문맥적으로나 여행 콘텐츠라면 나의 소프트웨어인 핵심만 상대방에게 전달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소설책을 읽는 게 아니지 않은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소설책 안 잘 읽히는 1인이다. 딱이 이야기에 정보력을 획득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나에게 얘기했다. 내 글을 보고 50대 남성인 줄 알았다고 그것도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경험해버린;;

하하. 그렇다 나는 30대 중반 가냘픈 여성이지만 나의 글에서는 그 어떠한 여성미가 없다는 건 나도 인지한 바다. 그러나 말이다. 여행 글이라는 건 내 맘에 들고 내 생각을 잘 정리해서 작성하면 되는 거지. 여행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직업을 가지지 않는 이상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 싶다. 나 또한 대외활동 기자단 활동으로 올해의 기사에 뽑힌 인물(?)이기에 저렇게까지 타인의 여행 글 포스팅에 지적질을 해대는 사람을 보고 느끼는 바다 크다. 


단 여행기록의 콘셉트는 중요한 거 같다. 나 홀로 여행을 지향하는 나도. 나 홀로 여행의 장점을 열거하는 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인생은 친구와 가족과 동반자와 함께 살겠지만, 엄연하게 이야기해서 본인 스스로의 자아를 얼마나 점검할 기회가 있었느냐는.. 우리 모두 숙지해볼 필요가 있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은 흔히 진리 아닌 진리이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너 자신을 알라'의 깊이는 경외감이 든다. 살면서 느는 건 뾰쪽해진 자아가 아닌 느슨하고 둥글둥글한 인간미가 성숙 가도를 달리는 건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도 회사에서 소시오패스 인간형을 만나면서 난 이런 생각이 든다. 그래 여행을 하다 보면 대자연을 맞닥들이게 돼 그 대자연 앞에서는 저런 소시오패스 인간도 반가운 인간일 거야. 그래 참고 넘어가자. 그래 그냥 이해하자. 사무실 안에서 갇혀 지내는 우리 현대인들은 대자연을 느낄 기회가 많지가 않다. 대자연 앞에서 숙연해지는 감정은 여행만이 나에게 일깨워주고 더욱이 그게 당신 혼자서 오롯이 느끼는 감정이라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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