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런 소설을 쓰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익숙하고 당연한 것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출근길 피곤에 지쳐 고개를 숙인 사람들, 이어폰 너머로 새어 나오는 희미한 음악 소리, 손잡이에 남겨진 누군가의 체온. 우리는 매일 수많은 장면과 마주하지만, 그것들을 '이야기'로 인식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흘려보낼 뿐입니다.
하지만 저는 묻고 싶습니다. 만약 그 피곤한 얼굴 뒤에 어제 밤 누군가와 나눈 마지막 대화가 있다면? 이어폰 너머의 음악이 10년 전 헤어진 연인이 좋아하던 노래라면? 손잡이에 남은 체온이 이 도시를 떠나는 사람의 마지막 흔적이라면? 그 순간, 평범했던 출근길은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안녕하세요. 스테켈입니다.
저는 일상의 무심코 지나간 소재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익숙한 장면을 낯선 이야기로 풀어내는 소설을 쓰려 합니다. 현직 직장인이지만, 글을 통해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제가 쓰고 싶은 이야기의 출발점은 하나의 질문입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익숙한 것들을 다르게 바라볼 수 없을까?"
이런 질문에서 출발한 이야기들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예를 들어 살아있는 내가 나의 장례식에 조문을 갑니다. 타인의 장례식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장례식에요. 이처럼 그저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조각들도 제 소설 속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됩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종종 제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위해 하루를 보내는지 잊곤 합니다. 회사에서는 정해진 양식에 맞춰 글을 쓰고, 내가 아닌 남을 위한, 회사를 위한 문장을 만들어냅니다. 그런 글쓰기에도 나름의 가치가 있지만, 그 속에서는 제 자신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그래서 소설을 씁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내가 바라본 시선을 본 타인들은 어떤 생각을 갖게 되는지 듣고 싶어서입니다. 타인의 기대나 역할이 벗겨진 자리에서 비로소 찾게 되는 제 자신, 그 과정에서 선명해지는 저의 윤곽을 그리려 합니다.
제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경험을 하게 되셨으면 합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어떤 순간을 문득 떠올리며 '와 이걸 이렇게 생각한다고?' 혹은 '나라면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게 되었으면 합니다. 때로는 전혀 상반된 이야기를 끄집어 내며 누군가에게는 오래된 추억이 다시 의미를 갖게 되고, 누군가에게는 지금 겪고 있는 감정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단편 연작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각각의 이야기는 독립적이지만, 모두 같은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익숙한 것들을 다르게 바라볼 수 없을까?" 글쓰기가 익숙해지고 이야기들이 충분히 쌓인다면, 언젠가는 이 작은 이야기들이 하나의 큰 세계로 연결되는 장편으로 확장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모인 글들은 제 감정이라는 마을을 만들고, 그 마을의 입구에는 제 고향 제주도의 대문인 정낭 세개가 모두 내려져 있을 것입니다. 누구든 자유로이 드나들며 과거,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제가 느끼는 감정들과 생각들, 그리고 그 속에서 만나게 될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도록, 정낭의 세 개의 나무는 항상 내려져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