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의 시간은 영원처럼

하룻밤 꿈

심심해하는 법이 없다.

자신을 즐겁게 만드는 대상을 정확히 찾아내고

곧바로 몰입한다.

몰입이 끝나면

미련 없이 두고 온다.

원하는 바를 분명히 알고,

그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분노를 표출한다.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 분노한다.

하지만 금세 다른 관심거리를 찾아 즐거움을 얻는다.

조금 전의 분노를 결코 곱씹지 않는다.

쓸데없는 걱정은 안 하는 걸로 보인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다.

꿈같은 하루가 흘러갔다.

둘이서 보내는 육아의 시간은

종종 영원처럼 느껴진다.

그러다 문득

햇살이 감싸 안은 아이가 흐릿하게 보일 때,

내 머리칼이 하얘지고

니니도 성인 되어 세상 밖으로 나가면

오늘처럼 내 품에 꼭 끌어안고 얼굴 비비며

함께 꺄륵대던 시간들이

모두 하룻밤 꿈처럼 느껴질 것 같아서

가슴이 울컥한다.

나 혼자 기억하는

사무치게 아름답고 슬픈 꿈.

그래도

나의 비루한 사랑이

너의 심장에서부터

온몸의 세포 속으로

아주 깊숙이

스며들길

온 마음 꾹꾹 눌러 담아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