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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승미 Nov 27. 2024

다시, 나의 세계를 축조해 나가리라.

너의 두 돌


오늘은 너의 생일이구나.


일주일이나 늦어지는 너를 얼른 만나고 싶어서

만삭의 배를 끌어안고 하루 세 시간씩

다리가 퉁퉁 붓도록 걸으며 설렜던 날들과,

그때, 그 순간의 공기, 빛깔,

흘러나오던 음악까지 생생하게 기억한다.


우주가 뒤틀리는 것 같았던 아홉 시간의 진통도 달콤했다.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온 너를 처음 안았을 때

마치 영겁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만난 것 같은 느낌이었지.


뜻하지 않은 생이별의 날들 동안

오로지 널 다시 안을 생각으로 신에게 매달려

살려달라고, 살아야만 한다고 기도했던 시간은

아직도 가슴 한 구석을 도려내는 것처럼

아픈 상처로 남았다.


너를 만나고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온 2년 간의 매일매일이

나를 자라게 했다.


내 품을 떠나

너의 우주로 훨훨 날아가는 날엔

다시,

나의 세계를 축조해 나가리라.

네가 나에게 가르쳐준 삶의 재료들로

아름답고, 따스하고, 다정한 세계를 만들겠다.


17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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