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두 돌
오늘은 너의 생일이구나.
일주일이나 늦어지는 너를 얼른 만나고 싶어서
만삭의 배를 끌어안고 하루 세 시간씩
다리가 퉁퉁 붓도록 걸으며 설렜던 날들과,
그때, 그 순간의 공기, 빛깔,
흘러나오던 음악까지 생생하게 기억한다.
우주가 뒤틀리는 것 같았던 아홉 시간의 진통도 달콤했다.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온 너를 처음 안았을 때
마치 영겁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만난 것 같은 느낌이었지.
뜻하지 않은 생이별의 날들 동안
오로지 널 다시 안을 생각으로 신에게 매달려
살려달라고, 살아야만 한다고 기도했던 시간은
아직도 가슴 한 구석을 도려내는 것처럼
아픈 상처로 남았다.
너를 만나고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온 2년 간의 매일매일이
나를 자라게 했다.
내 품을 떠나
너의 우주로 훨훨 날아가는 날엔
다시,
나의 세계를 축조해 나가리라.
네가 나에게 가르쳐준 삶의 재료들로
아름답고, 따스하고, 다정한 세계를 만들겠다.
17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