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고 고마운 세 살이다.
조그마한 입을 열심히 놀리며 존댓말을 할 줄 알게 되었고,
“엄마 사랑해.”라고 자주 말해준다.
꽃을 보면 꼭 향기를 맡아보고,
“흐음~ 향이 좋다.”라고 표현할 줄도 안다.
지민을 혼내거나
욱해서 소리를 지르거나
눈을 매섭게 뜨고 노려보거나
짜증을 내지 않은지
사흘 정도 됐다.
그만큼 지민도 울거나 떼쓰는 횟수가 확연하게 줄었다.
더 차분하고 밝아진 것 같다.
나 또한 마음이 평온하다.
육아는 나도 모르게 쌓아두는
아이를 향한 많은 기대와 바람을 내려놓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가만히 바라보며 나의 마음 작용을 다스리는,
진정한 요가의 길이다.
목표를 세워놓고 그것을 향해 달려가
깃발을 뽑는 데에 익숙한 나는
쉴 때에도 어떻게 쉬어야 잘 쉬는 건가 생각을 거듭,
‘완벽한 쉼’이라는 또 하나의 목표를 세우고
또 다른 깃발을 뽑을 태세를 갖춘다.
걷고 걷다가 문득 다리에 피로감을 느끼고 앉았다.
지민도 곁에 자리를 잡고 앉아
벚꽃 잎을 들여다보고,
돌을 쥐었다 놓아보고,
모래를 흩뿌리며
그 모양새를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오래간만에 맑았던 하늘,
나뭇잎들이 바람에 날리며 서로 부비적대는 소리가 좋았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물소리가 좋았다.
그 가운데 우리 셋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게 가장 좋았다.
17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