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생의 계단

시 읽어 주는 동동이

by 동동이

모든 꽃이 시들듯이

청춘이 나이에 굴복하듯이

생의 모든 과정과 지혜와 깨달음도

그때 그때 피었다 지는 꽃처럼

영원하진 않으리


삶이 부르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은

슬퍼하지 않고 새로운 문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이별과 재출발의 각오를 해야만 한다


무릇 모든 시작에는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어

그것이 우리를 지키고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는 공간들을 하나씩 지나가야 한다


어느 장소에서도 고향에서와 같은 집착을 가져선 안된다

우주의 정신은 우리를 붙잡아 두거나 구속하지 않고

우리를 한 단계씩 높이며 넓히려 한다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있는 자만이

자기를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나리라

그러면 임종의 순간에도 여전히 새로운 공간을 향해

즐겁게 출발하리라


우리를 부르는 생의 외침은 결코

그치는 일이 없으리라

그러면 좋아, 마음이여

작별을 고하고 건강하여라.


- 헤르만 헤세 -



삶, 글쓰기, 여행: 나를 찾아가는 여정

헤르만 헤세는 "여행을 떠날 각오가 있는 자만이 자기를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나리라"고 했다. 그의 글은 나에게 큰 울림을 준다. 그는 삶의 변화와 이별을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 또한 삶의 부름에 귀를 기울이며 나의 세계를 넓혀가고 싶지만, 그러기 위해선 스스로와의 대화가 필요하다. 그 대화의 과정이 바로 글쓰기다.


글쓰기에 대한 나의 태도

나는 글을 쓰는 이유를 종종 생각한다. 어릴 적에는 글이 의무였다. 책을 읽고 감상문을 적거나, 어려운 책을 읽으며 지식을 쌓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글쓰기는 다르다. 주말에 카페에 앉아 책을 읽다가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어나가는 일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어느 비 오는 날이었다. 창밖에 흐르는 빗물이 유리창을 따라 춤을 추는 듯했다. 나는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글을 쓰는 일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크지만, 그 순간만큼은 글을 통해 내 생각을 정리하고 스스로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위로했다.


일과 삶, 그리고 자유

현재의 직업은 적성에 맞지만,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는 종종 공허함을 느낀다. 완성도를 높일 시간과 여유가 부족한 탓에, 그저 기성품처럼 찍어내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내가 정말 원하는 일이 무엇일지 자주 고민하게 된다.

2년 전, 짧은 휴식기를 가졌던 때가 있었다. 청소년들과 함께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촬영하고, 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작업은 매우 즐거웠다. 새벽까지 작업하고 늦게 일어나도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았던 자유로운 시간이었지만, 그 일상 속에서 깊은 외로움도 느꼈다. 사람들과의 교류가 적은 날들이 쌓여갈수록 고독이 내 삶을 잠식했다.


여행이라는 도전

사람들은 퇴사를 하면 여행을 떠난다. 나도 그 이유를 이해한다. 시간의 부족이라는 핑계로 미뤘던 일들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여행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나 역시 국내 곳곳을 떠돌며 새로운 장소를 찾았다. 제주도의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걸었던 순간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나 해외로 나갈 만큼 강렬한 열정은 생기지 않았다. 이유를 곱씹어보면 단순히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내가 떠나고자 하는 확실한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헤르만 헤세의 말처럼 "여행을 떠날 각오가 있는 자만이 자신의 세계를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이 나를 다시금 돌아보게 했다. 나는 아직 각오가 부족했다. 떠나고 싶은 욕망과 머물고 싶은 안락함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었던 것이다.


글쓰기라는 중심 잡기

결국 내가 머물러야 할 곳은 글쓰기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삶의 중심을 잡는 일이다. 삶이 일상에 휩쓸려 버려지지 않도록, 내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며 나 자신을 붙드는 것이다. 나는 매일 글을 쓰고 싶다. 비록 내 글이 지금은 서투르고 미완성일지라도, 엉덩이의 힘과 끈기가 필요한 작업임을 알기에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주말, 한 카페에서 글을 쓰던 순간을 떠올린다. 적막한 공간에 울려 퍼지는 커피 머신의 윙 소리, 잔잔한 음악, 창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를 감싸고 있었다. 나는 펜을 들고 오늘 하루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비록 단어가 매끄럽지 않아도, 문장이 완벽하지 않아도, 그 순간은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시간이 되었다.


나의 메시지

나는 글쓰기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글쓰기는 단순히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아니라, 자신을 발견하는 여정이다. 때로는 여행처럼, 때로는 고독 속에서, 그리고 때로는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글을 통해 자신을 만나야 한다. 그것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작은 후원이 큰 응원이 됩니다

이 글을 읽으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다면 정말 기쁩니다. 제 글이 여러분의 삶에 작은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보람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 작은 변화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글을 쓰고, 정리하고, 공유하는 데에 드는 시간과 노력이 때로는 저에게 큰 도전이 되기도 합니다.

만약 이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후원해주신다면 제가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쓰는 데 큰 힘이 됩니다. (라이킷은 사랑입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응원이 더 나은 글과 더 큰 나눔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해주세요.소중한 마음,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