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어 주는 동동이
길이 없다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숨막히며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여기서부터 역사이다
역사란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부터
미래의 험악으로부터
내가 가는 현재 전체와
그 뒤의 미지까지
그 뒤의 어둠까지이다
어둠이란
빛의 결핍일 뿐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길이 없다
그리하여
길을 만들며 간다
길이 있다
길이 있다
수 많은 내일이
완벽하게 오고 있는 길이 있다
- 고 은 -
교보에 창업주를 아시나요?
신용호 회장은 교보의 창업주이면서 독립운동가 집안으로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다고 합니다
광화문 교보생명 사옥이 건설된 후에 많은 임직원들이 지하에 상가를 세워 임대료 수입을 벌자고
제안하지만 '서울 한복판에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서저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라고
설립된 것이 교보문고라고 합니다.
교보문고에는 다음과 같은 운영지침이 있다고 하는데요
1. 모든 고객에게 친절하고 초등학생에게도 반드시 존댓말을 쓸 것
2. 책을 한 곳에 오래 서서 읽는 것을 절대 말리지 말고 그냥 둘 것
3. 책을 이것 저것 빼보기만 하고 사지 않더라도 눈총 주지 말 것
4. 책을 앉아서 노트에 베끼더라도 말리지 말고 그냥 둘 것
5. 책을 훔쳐가더라도 도둑 취급하여 절대 망신주지 말고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가 좋은 말로 타이를 것
신용호 회장의 좌우명은
"맨 손가락으로 생나무를 뚫는다"였다고 하는데요 이에 못지 않고 좋아하는 말이
위 고은의 길에 나온 "길이 없으면 만들어 간다"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자서전 제목도 <길이 없으면 만들어 간다>로 정했다고 합니다.
최근 부산에 리모델링한 교보문고에 방문하였습니다.
깔끔하게 바뀐 내부환경은 둘째 치더라도 교보문고 안에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많았습니다. 이런 교보문고를 보면서 생각을 했습니다.
출판업계가 불황인데 사람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더 많이 배치했다는 것이
"길을 만들며 간다"란 말과 어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길이 있다
길이 있다
수 많은 내일이
완벽하게 오고 있는 길이 있다
위의 시 처럼 어려움 속에도 우리에게도 길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