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어 주는 동동이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 때의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 김 소 월 -
오늘 하루 무엇을 잊고 사셨나요?
전 어제 굳센 다짐을 하면서 10가지의 약속을 다이어리에 적었지요
예를 들면 이런 것이어요
첫째 9시가 되면 샤워를 한다(아침에 일어나기 위한 방안)
둘째 하루 2끼를 먹는다, 폭식하지 않는다, 집에선 밥을 해먹는다.
셋째 난 지금 백수임을 기억한다, 아껴쓰고 헛투로 쓰지 않는다.
넷째 백수임에도 마지막 여행 1회를 계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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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 이런 잡다한 것들이었어요
작심삼일이라고 하던데
전 어째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지키지 못할까요?
자괴감이.. 팍팍 드는 하루입니다.
김소월 시인 좋아하시나요?
워낙에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들어온 이름이라 다들 잘 아실꺼에요
대표적인것이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이 구절 다 기억하시죠?
김소월은 부유한 지주집안에서 태어났지만 할아버지는 금광에 손을 대었고,
아버지는 일본인에게 구타당하고, 형무소에 갔다온 뒤 정신이상자가 되었다고 하네요
어째.. 시인 중에 행복해 보이는 사람은.. 영 없네요.
위 시를 읽으면 잊었노라 하는 것이 역설적이게 들리지 않으시나요?
마치 사랑하는 사람이 요즘 잘지내?
라고 물으면 사실 너 때문에 잠도 못자고 힘들어 죽겠지만
앞에선 응.
이라고 말하는 것처럼요
사람마다 잊지 못하는 것이 하나씩은 있죠?
시간이 약이라지만. 잊었다고 생가하지만
불현듯 찾아오는 그 것이 어쩌면 내 삶속에서
뿌리가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전 제가 쓴 10가지 계획부터 잊었노라.
라고 해야 될 지 모르겠네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