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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시 읽어 주는 동동이

by 동동이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매미는 아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미는 우는 것이다


- 안 도 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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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는 바람이 시원하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입니다.

귀를 찟을 듯 울어대던 매미도 이제는 목소리를 가다듬어

여름이 이제 지나가는 가? 하는 생각도 스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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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복인 오늘 수박한덩어리를 시장에서 사가지고

집으로 갔습니다. 한손이 무거웠지만 시원하게 드실

부모님을 생각하며 발걸음을 재촉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따라 집전화도, 휴대폰도 안되어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거렸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 집 앞 덩쿨 뒷쪽에

수박을 몰래두고 다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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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전화를 해보니 아버지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차분하게 아버지께 수박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하였는데

아버지는 돈 이야기를 먼저 꺼내십니다.

약주까지 한 잔 걸친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으니

파도가 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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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착하게 아버지께 다시 수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잠시후 아버지는 수박이 없더라며,

다시 돈이야기를 꺼내십니다.


저는 없어진 수박에 화가 났던걸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이었을까요


제 마음속 파도는 언제쯤 잔잔해질수 있는지

아직도 멀었나봅니다.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나의 환경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내가 환경에 지배당해서

어려운 것이다.

란 생각이 드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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