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소비하고싶은 내가 간과한 것

코로나 덕분에 생각하는 나의 시간 소비

by 애론

코로나19로 나는 바쁘다. 혹자는 니가 질병관리본부냐라고 할 정도로. 회사에서의 나의 역할 덕분에 이 시기, 나는 더할나위 없이, 아이러니하게도 살아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이러한 바쁜 상황중 갑작스레 찾아온 주말, 운동도 갈 수 없는 나는 너무나 할일이 없다. 내가 이렇게 시간을 소비할 줄 모르는 사람인건가?


내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어떤것이 있었던가. 최근의 나는 주말 한가한 시간에 피트니스클럽을 가서 운동을 한다. 운동 후에 밑에 있는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신다. 차가운 아메리카노를 시켜놓고 창가에 앉는다. 음악을 들으면서 여러가지 생각, 공상을 한다. 지나가는 사람을 보며 어딜가나 생각도 하고, bgm으로 듣던 노래를 곱씹으며 재발견하기도 한다. 정말 쓸데없는 시간 아닌가. 근데 이 시간이 지금의 나에게는 한주간 최고의 시간이다. 어쩌면 그 순간이 오롯이 혼자만을 위한 시간의 소비였기 때문이었을까.


이러한 한주의 즐거움이 사라진 나는, 지금 너무나 무료하다. 책 읽기, 게임하기, 영화보기, 밀린 일하기 등등 여러 할 것들을 찾아봤으나 도무지 맘에 들지가 않는다. 예전에 내가 시간을 소비하며 했던 아이템들인데, 도대체가 구미에 당기지 않는다.


이런 혼란스러운 주말 저녁, 회사에서 급하게 연락이 왔다. 어쩔수없이, 출근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차를 타고 루틴대로 음악을 틀고, 운전을 했다. 업무에 대한 살짝의 긴장감과 함께, 왠지모를 경쾌함이 들었고 답답함이 사라졌다. 왜지?


간단히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 왜 기분전환이 되었을까? 드라이브? 일에 대한 사명감? 아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키포인트는 탈출이었다. 집에서의 탈출.


집은 나에게 안식을 주는, 평화를 주는 존재 아니었던가. 가족, 쉼, 리프레쉬... 집이 주는 일반적인 추상적인 감정인데, 나에게는 저 키워드 외에 답답함이 숨어있었나보다. 늘 나가고 싶어하고, 여행을 다니고 싶어하는 나의 성향은 작금의 상황 자체가 일종의 감금이고, 페널티인듯 하다.


어렸을 적, 그러니깐 사실은 어리지 않았던 대학생 시절, 어머님은 나를 항상 집에서 쫓아내셨다. 어디든 나가라고, 니 나이에 방학때 집에 있는건 죄악이다라고 느껴질 정도로, 항상 쫓아내셨다. 그때는 그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이제 와 생각해보니 위대한 유산이 된 듯, 현재의 나는 항상 밖을 원한다.


생각해보면, 나에게 시간을 소비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 아니라 '어디'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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