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적 관점에서의 원격 근무 제도 도입기

1) intro - 엔데믹 시점에서의 필연적인 원격 근무 제도의 고민

by 애론

COVID-19이 엔데믹 상황으로 나아가면서, 우리는 일상으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거리두기, 실외 마스크 쓰기 등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는 회복부터, 직장인들은 피할 길 없는 출퇴근 시간의 러시아워까지, 모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팬데믹 이전의 모습을 회복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팬데믹에 따른 원격근무 체재를 2년 넘게 운영하고 있었다.

원격근무를 기본으로 하되, 업무상 필요한 직원들은 출근해서 업무를 볼 수 있다는 기본 룰을 갖고 있었다.


과연 이게 될까? 싶었는데, 2년 반이란 긴 시간 동안 우려와 달리 잘 작동이 되었다.

오히려 회사의 매출 급성장과 몇 배 이상 상승한 주가가 '도대체 너흰 뭘 두려워했니?'라고 비웃는 듯했다.

(사실, 이 회사의 스타트업부터의 10년을 함께한 나로서는 우리 회사의 강한 운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에서는 많은 고민을 하는 듯했다. 다시 온사이트 근무로 돌아가기에는 많은 명분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였다.


회사로 출근하는데 명분이 필요하다? 많은 이들은 무슨 말도 안 되는 고민이냐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만 최근 IT업계에서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개발자 니즈를 감당하기 위해 앞다투어 많은 충격적인 복지 문화 정책들을 회사에 도입하고 있다.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원격근무 또한 최근 IT업계에서는 아주 큰 화두로 대두되었고, 많은 회사들이 전면 재택 근무제도라는 달콤한 미끼로 개발자들을 흡수하고 있다.


위의 달콤한 미끼는 신입 채용시장에서의 우위를 지키기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뛰어난 능력자들을 다른 기업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부분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우리 회사도 당연히 동일한 고민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특히 경쟁사에서도 동일한 제도를 론칭하여, 더 이상 피할 방법이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 회사는 COVID-19과는 관계없는, 기존에 경험하지 못하였던 새로운 근무 체재를 도입하기로 결정하였다.




우선 근무의 재정의부터 시작되었다.

우리는 팬데믹을 경험하며 충분히 온라인으로 근무가 가능함을 체험하였다. 그렇기에 전통적인 공간으로의 출근은 더 이상 필수 요소가 아님을 확인하였다.

그에 따라, 온라인-오프라인의 구분 없이, 어디서든 개인이 업무를 시작한 순간부터 근무임을 정의하였다.


이후 필요한 세부 룰을 나누었다.

근무시간은 자유롭게 개인이 주변과 협의하여 결정한다.

업무 공간은 집이던, 휴양지가 되었던 관계없이 온라인 연결만 되면 된다. 출근 또한 본인이 결정한다.

좌석은 스마트 오피스 형태인 자율 좌석을 운영하며, 주 3회 이상 출근하거나 업무상 필요시 고정좌석을 부여한다.

또한, 부서 간의 케미를 고려하여, 주기적인 오프라인 만남을 권장한다.


대략적으로 정한 룰은 위와 같다. 많은 이들이 언론에서 보도로 접했을 그 내용이다.


다시 정리하면서 새삼 느끼지만, 정말 세상이 많이 변했다.

십수 년 전, 아침 일찍 나와서 10시에 눈치 보면서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하고 퇴근했던 그 시절에는 상상도 못 했을 일이다. 의식적으로 소위 '라떼는 말이야'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나로서도 이번만큼은 자연스럽게 이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튼간에, 이미 사회는, 적어도 IT업계, 특히 우리 회사는 위의 기준으로 새로운 근무 체재를 도입하였다.

위의 체재는 7월부터 시작되었고, 어느덧 3개월이 다 되어간다.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어느 정도 정착이 잘 되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트러블도 많지만 말이다.


위의 제도는 심플해 보이지만, 사실 그 준비를 하는 스태프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숙제였다.

심플한 만큼 새로이 만들어야 하는 세부 룰 들이 많았고, 3천명이 넘는, 매우 높은 수준의 직원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준비가 필요했다.


사실 이 제도는 파일럿 테스트 중이며, 우리의 상황과 근무 경험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이러한 근무 체재는 아무도 해본 적 없기에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제도들이 바뀌기 전에, 최초 도입 및 1차 안정화에 대한 내용을 총무적 관점에서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총무팀 동료들과 치열하게 고민하고, 좌절하고, 낙담했던, 그러나 결국 론칭했던 약 100일간의 기록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기다렸던 가수의 새 앨범이음악 플랫폼에 없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