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던 가수의 새 앨범이음악 플랫폼에 없을 때

성시경과 소리OO

by 애론

성시경 새 앨범이 발매되었다. 무려 10년 만의 정규 앨범.

작년에 나온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코로나19 이슈로 딜레이 되었고, 1년의 기다림 후에 이제 나온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성시경 타입의 발라드를 좋아한다. 예전부터 항상 음악을 발라드만 들었었고, 여러 발라드 음악 중에, 그는 나의 어린 시절부터의 감성과 가장 잘 맞는 뮤지션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생 시절, 한창 찌질하게 다녔던 그 시절부터, 한창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을때에도, 이 뮤지션의 노래를 들으면서 지냈고, 그의 노래를 들으면서 버텼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얼마나 찌질했을지, 지금 이불이 이었다면 바로 킥했을 듯하다.


급기야, 군대 가서 선임들이 항상 철책 근무를 나갈 때 노래를 시켰는데, 그때에도 그의 '내게 오는 길'을 불러주곤 했었다. (의외로 군대에서는 그런 노래를 좋아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스무 살 초반의 한창 감성적인, 강제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진 청년들이 모여있는 곳이 바로 군대이다.)


주변에서는 '언젯적 성시경이에요~' 하지만, 위에 언급한 대로, 나의 젊은 시절, 즐거울 때나, 힘들 때, 항상 함께했던 음악이었고, 그래서 나에게는 의미 있는 뮤지션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나와 나이도 비슷해, 처음 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단순 뮤지션이 아닌 친구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실제로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무려 20년을 꾸준히 활동을 하면서, 나에게 감성적으로 영감을 주는 뮤지션이 없었다.




5월 중, 새 앨범이 나온다는 것을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접했고, 발매 일자를 기다렸다.


발매 일자는 오피셜로 5/21(금)이었다. 그날은 여러 중요한 회의들이 몰려있는 날이었고, 저녁에는 급하게 갈 곳이 있어, 아쉽게도 새로 나온 앨범을 듣지 못하였다.


여러 일이 마치고 토요일 저녁 드디어 시간이 생겼고, 잠깐 잊고 있었던 새 앨범 생각이 나, 자연스럽게 내가 사용하는 스트리밍 앱을 켰다. 검색창으로 들어가 새 앨범 검색을 했다. 얼마나 찾아들었는지, 검색창에 최근 검색어에 '성시경'이 저장되어 있었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검색 결과를 확인했다. 그런데 웬걸? 검색 결과에는 새 앨범이 없다.

검색을 잘못한건가? 싶어 검색어를 다시 보고, 검색 결과를 최신순으로 다시 소팅해서 확인해보아도, 앨범은 없었다. 아직 앨범이 발매가 안된건가? 다시 포털에 검색을 해보았더니 정상적으로 공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럴 수가. 알아보니, 내가 듣는 스트리밍 앱에서는 아직 오픈이 안되었다. 아마도 저작권 문제이겠지. 내가 사용하고 있는 음원 사이트는 아주아주 오래된 소리OO이다. 처음 MP3라는 개념이 나왔을 때부터, 그 음원을 구하려면, 소리OO을 이용해야 했었고, MP3에서 스트리밍으로 자연스럽게 트렌드가 넘어갔을 때에도, 기존에 내 정보들이 다 해당 사이트에 있었기 때문에, 정장 당당하게 무려 10년이 넘도록 헤비 유저로 아직까지도 사용 중이다.


물론,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멜론을 사용 중이기는 했지만, 스마트 스피커 전용으로 가족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였고, 내 프라이빗한 음악 감상은 모두 소리OO을 이용 중이었다.


어쩌겠는가. 하릴없이, 소리OO이 아닌 멜론을 통해 새로운 앨범을 들었다.

기대했던 대로 음악은 너무나 좋았고, 그날 이후로, 계속 그의 새 앨범을 듣고 있다.

비록, 카카오 미니에서 가족 중 누가 음악을 들으면 끊기긴 하지만.




지금도 그 앨범을 들으면서 브런치를 하고 있다.

근데 너무 낯설다. 국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멜론이고, 그만큼 많은 노하우를 통해, 사용자 친화적으로 구성을 했었을 것인데. 왠지, 나한테는 사용이 어색하기만 할 따름이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본 끝에, 하나의 생각이 스쳤다.

어쩌면 성시경과 같이, 소리OO도 나와 20년 동안 함께 보내왔던 친구이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초라하던 대학 신입생 시절, 그리고 많은 사람이 스쳐 지나갔던 그 시절, 나를 달래는 그의 노래는 늘 이 소리OO을 통해서 나에게 전달되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사람들이 LP판과 카세트테이프, CD를 추억하는 것과 같이, 나는 소리OO을 추억하는 것 일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조금만 사용하면 새롭게 멜론에 곧 적응이 될 것이고, 소리OO도 나에게는 워크맨과 CD플레이어처럼 추억의 서비스가 될 것이다.


20년 동안 내가 들었던 음악의 히스토리가 그렇게 사라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 추억으로, 의리로 함께하기에는 이번 상황은 여러모로 아쉽다. 소리OO의 헤비 유저로써,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위해, 이런 점들을 개선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쓰다 보니, 이번 글은 감성적으로 시작했다가 갑자기 타사 서비스 성토를 하게 되는 이상한 글이 되었다.

뭐 가끔은 이렇게 다른 길로 새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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