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有 (안본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가장 좋아하는 한국영화를 꼽자면 <마더>, <옥자>, 그리고 <기생충>이다. 세 영화 모두 봉준호 감독의 작품이다. 9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은 작품상,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 그리고 각본상을 거머쥐었다. 게다가 수상소감마저 너무 겸손하고 재치있었다. 마치 그의 영화처럼 말이다. 그는 자신의 명예를 드러내기보다는 다른 감독(쿠엔틴, 마틴 스코세이지)에게 감사를 표시하며 "I will drink until next morning"이라는 말로 수상소감을 재치있게 마무리지었다.
그는 아카데미 상을 받지 않더라도 이미 엄청난 감독임을 방증하는 상을 많이 받았다. 영화 <기생충>만 봐서도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과 외국어영화상, 미국 작가 조합상에서 각본상,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 미국배우조합상에서 영화부문 앙상블상,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밴쿠버 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 시드니영화제에서 최고상, 그리고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었다.
<기생충>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았지만, 특히 백인들이 받은 흥미와 충격이 더 컸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바로 인디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봉준호 감독이 괜히 부잣집 아들을 대사 하나 없이 인디언 흉내내는 캐릭터로 했을까? 봉준호 감독이 괜히 송강호을 인디언 복장을 한 채 부잣집 주인 아저씨를 칼로 찔렀을까? 이 모든 것에는 상징이 있다. 살인의 이유가 단순 충동적인 분노, 자신에게서 나는 냄새 때문에 무시하는 부잣집 사람들에 대한 복수로 해석해서는 안될 것이다. 말도 안하고(다시 말하지만 아들은 대사 하나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는것 같아보이는 '인디언'은 '백인'을 죽인 것이다.
아무쪼록, 앞으로 봉준호 감독 영화 마구마구 찍으셨으면 좋겠다! '봉준호 장르'가 따로 있다는 말이 절대 과장이 아니다. 그리고 이번 계기로 많은 한국 배우들이 외국, 특히 헐리우드에 진출할 수 있다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