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일 글쓰기 14일차] 내가 싫어하는 것은?

by Aarti 아띠

정말 어려운 주제다, 이번엔. 크게 싫어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곰곰이 생각한 끝에 두 가지를 골라봤다.


1. 사람: 내 방에 노크 안하고 들어오는 사람


내 방을 노크 안하고 그냥 들어오면 나도 모르게 분노 게이지가 상승된다. 아무리 내가 최상의 기분 상태였어도 말이다. 난 내 방에서 남몰래 무언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엄청난 비밀이 들킨마냥, 느닷없이 내 방문열고 누군가 들어올때면 참기 힘들다.

그 외에 내가 만든 나의 경계를 '침입'하는 느낌이 드는 모든 행동에 대해 나는 예민하게 반응한다. 아무리 친한 직장동료더라도 갑자기 반말섞어서 쓰면 당황스럽다. 명절 때 사촌오빠가 자꾸 나의 연애에 대해 물어보면서 조언을 하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난 사라지고 싶었다. 직장동료는 그 역할만 하면 되는 것이고, 나의 연애는 내가 책임지고 잘하고자 노력중인 것이다. 우리는 서로 기대하는 역할을 넘어설 때가 있다. 특히 사생활쪽으로 말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은 이런 경우에 그럴려니하면서 크게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는 것 같지만, 난 유독 이부분에 대해서는 내 신경이 곤두선다.


2. 장소: 정육점


두번째 싫어하는 것, 정육점이라는 장소로 꼽았다. 참 고민 많이 했다. '고기반찬'으로 해야할지, '동물을 죽이는 사람'으로 해야할지 말이다. 결국 그냥 정육점으로 했다. 이유는 이렇다. '고기반찬'이라는 워딩은 맞은편에서 이를 먹는 사람이 연상된다. 그 사람 앞에서 이 음식이 차마 싫다고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또 '동물 죽이는 사람'이라고 적지 않은 이유는 난 사람을 웬만하면 미워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지구, 생태계, 그리고 모든 생명체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실천하고자 베지테리언을 시작했는데 사람을 미워한다니, 이게 무슨 아이러니인가.

그런데 차마 집앞에 있는 붉은 조명으로 비춰진 붉은 고기를 보면 굳어지는 내 얼굴은 어찌할 수가 없다. 나도 모르게 시선을 회피하게 된다. 정육점을 지나가면 소의 눈망울이 떠오른다. 정육점은 정말인지, 좋아하기 힘든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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