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일 글쓰기 17일차] 새벽 기상

감사일기 #2

by Aarti 아띠

정확히 기억난다. 2017년 새해부터였다. 새벽 4시에 일어나기 시작한 시기는.


딱히 큰 이유는 없었고, 그냥 대학원이 너무 바빠서 새벽에 일어나야할 것 같았다. 덕분에 다른 동기들보다 더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새벽 명상을 짧게나마 시작할 수 있었다. 점점 새벽 기상이 '마음챙김'을 위한 리츄얼(ritual)이 되어버렸다. 새벽에 해뜨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감사일기를 쓰곤했다.


그런데 2018, 2019년이 지나면서 기상 시간 자체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6시에 기상하게 되면 늦잠 잤다고 자책했다. 밤 10시에는 무조건 누워야 한다며 그 시간에 TV보면서 수면을 방해하는 가족에게 짜증을 냈다. 아침에 기껏 감사일기 썼는데, 시간에 집착하다보니 자기전이 되면 감사의 마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주객전도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를 나중에 되서야 깨달았다. 마음 수련을 위해서 새벽에 일어났는데, 새벽에 일어나기 위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스스로를 틀안에 가두면서 옥죄었던 것이다. 이게 무슨 아이러니인가!


'새벽 4시'라는 시간에서 자유로워 진것은 고작 한 달밖에 안되었다. 무엇보다 숙면이 중요하며, 일찍 일어난다고 정신적 성장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충분히 자고 이순간에 몰입하는 것이야 말로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요소인 것 같다. 그리고 감사일기란, 언제 어디서든 마음속으로 항상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시간이 굳이 새벽일 필요는 없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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