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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서스 3국 여행 6

25년 6월 23일 월요일.

by 김양중

오늘은 오전에 예레반 근교 게하르트 수도원과 가르니 주상절리를 보고 오후에는 예레반 시내 관광이다. 게하르트 수도원에 가는 길에 아르메니아 민족의 영산인 아라랏트산을 보려고 길 가 전망대 옆에 정차하였다. 노아의 방주가 도착했다는 전설이 있는 아라랏트 산은 1차 대전 후 강대국들이 국경을 멋대로 그어서 지금은 튀르키예 안에 있어서 아르메니아에서는 멀리서 조망하는 수밖에 없다. 구름이 많지 않은 맑은 날씨지만 약한 안개가 끼었는지 아라랏트 산 모습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아라랏트 산을 보려고 3년 동안 덕을 쌓았는데 일행 중에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나 보다.

게하르트 수도원 가는 길은 일부 구간 공사 중이라 차들이 엉금엉금 기어간다. 게하르트 수도원은 바위동굴이 많은 산에 굴을 뚫어 교회를 만들고 수도하던 곳이다. 이 첩첩산중에 바위에 굴을 뚫고 수도원을 세운 종교의 힘이 놀랍다. 동굴 교회 안에서 마침 4명의 성가대원이 노래를 하고 있었는데 목소리가 동굴 안에서 울려 퍼져서 아름다운 화음을 들려주었다.

06231.jpg 게하르트 수도원. 내부. 성가대 연주. 동굴 샘물

이어 간 곳은 가르니라는 마을로 언덕 위에 미니 파르테논 같은 그리스 신전이 우뚝 서있다. 어떤 신을 위한 신전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대 그리스 인들이 코카서스 지방까지 진출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신전이다. 신전에서는 신혼부부 한쌍이 웨딩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코디 없이 사진사 혼자 찍으니 포즈 바뀔 때마다 신랑이 신부 드레스 펼쳐주는라 바쁘다. 45년 전 야외 웨딩사진 없을 때 결혼한 게 천만다행이다.

06232.jpg 가르니 신전. 신전 아래 계곡에 주상절리가 있다

가르니 신전 아래 계곡에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주상절리가 있는데 길이가 2km에 이른단다. 신전 입구에서 주상절리 입구 까지는 가파른 경사길이라 4륜구동 SUV를 타고 이동하였다. 입구에서 경사로를 따라 100m 정도 내려가니 끝없이 이어진 주상절리 바위들이 이어진다. 그래서 이곳을 Symphony of Stones라고 부른단다. 입이 쩍 벌어지는 규모에 넋을 잃고 바라보며 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가르니 신전이 보이는 곳까지 약 500m 내려온 후 미니열차를 타고 입구로 되돌아와 식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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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4.jpg 가르니 주상 절리

식당 음식은 이 지방 농가 음식으로 얇은 라바쉬빵에 각종 채소들을 브리토 같이 싸서 먹고 구운 돼지고기와 감자를 주식으로 먹었다. 특이한 것은 음식이 세팅이 되어 있었는데 라바쉬빵이 흰 주머니 안에 싸여 식탁 위에 있었는데 처음에는 누가 자리를 맡으려고 쌕을 올려놓은 줄 알았다.


점심 식사 후 예레반의 추모공원으로 향했다. 아르메니아는 100여 년 전 튀르키예에게 150만 명이나 학살을 당한 아픔을 갖고 있다. 민족의 영산 아라랏트산도 빼앗기고 150만 명이나 되는 민족 학살 (Armenian Genocide)을 당한 영령들을 추모하는 추모공원을 방문하였는데 마침 조지아 내무장관등이 방문해 추모 행사를 마치고 의장병들의 행진과 함께 퇴장하고 우리 여행단은 추모의 탑 안에 영원한 불꽃 주위에서 헌화하며 아르메니아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06236.jpg 아르메니아 대학살 추모공원, 근위병, 영원한 불꽃


추모공원을 나와 주차장으로 나오는 중 좌측에 구름 사이로 아라랏트 산 정상이 살짝 모습을 보여 주었다. 가르니에서 돌아오는 중에 기도를 많이 한 모양이다. 이어서 간 곳은 예레반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캐스케이드이다. 폭포라는 뜻의 캐스케이드는 높이 118m 폭 50m의 5층 거대한 복합건물로서 외부는 572개의 계단과 테라스 정원, 각 층마다 폭포와 뜰이 있고 내부에는 에스컬레이터를 따라서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는 미술관이 있다. 캐스케이드 앞 정원에는 유명 작가들의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중 한국의 지용호 작가의 사자상이 눈에 띈다.

06237.jpg 캐스케이드, 테라스, 내부 에스켈레이터와 전시물, 캐스케이드 기획자 알렉산더 타마냔 석상, 지용호 작가의 사자상

캐스케이드 관람을 마치고 공화국 광장의 분수와 역사박물관 외관을 보고 공예품 시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오늘의 일정을 마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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