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서스 3국 여행 7

25년 6월 24일 화요일

by 김양중


이제 여행의 후반부에 들어섰다. 오늘 일정은 조지아로 가는 도중에 알라베르디라는 지역의 하흐파트 (영어표기는 Haghpat인데 우리말로는 아흐파트, 하그파트, 하흐파트등 여러 가지로 표기된다.) 수도원을 들리고 국경을 넘어 트빌리시로 들어가는 일정이다. 예레반을 출발하여 시내에서 외곽으로 나가는 중 버스 창가에 흰 눈 덮인 아라랏트산의 정상이 갑자기 나타나니 승객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시내에서 버스를 세울 수 없어 교외로 나와 좀 한적한 곳에 버스를 세우고 모두들 나와 사진 찍기에 바쁘다. 튀르키예 국경 쪽으로 가면 더 잘 보이겠지만 우리는 반대편 조지아로 떠난다.


06241.jpg 아라랏트 산. 윗 사진 우측 대 아라랏트 산, 좌측 희미한 곳 소 아라랏트 산

하흐파트 수도원 가는 길에 1시간 정도 갈 길을 남겨 놓고 바나조르에서 경찰이 길을 막고 통제하고 있다. 가는 길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버스가 왔던 길을 되돌아가 우회하여 간다고 하는데 한두 시간 더 걸릴 것 같단다. 가이드가 알아보니 알라베르디 가는 길 어딘가가 무너져서 대형차는 다닐 수 없단다. 원래 알라베르디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우회를 해야 하니 이틀 전 들렸던 딜리잔이라는 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다. 갑자기 26명 단체 식사를 주문받은 식당은 복을 많이 받은 것 같다. 결국 예정보다 3시간 정도 더 늦게 도착하게 되었다. 높은 산 중턱에 자리 잡은 하흐파트 성당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는데 옛날에는 수도사 수백 명이 생활했다는데 지금은 찾는 사람이 적은 것 같다. 이 성당 입구에는 앞 뜰과 안쪽 바닥에 석판들이 많은데 무덤들이고 사람들이 많이 밟아 주면 좋다고 한다. 아르메니아 교회는 제단에 십자가만 놓는데 이 교회에는 제단에 프레스코 그림이 있다. 또한 십자가만 조각한 하츠카르와 달리 십자가에 매달려진 예수님을 조각한 하츠카르가 있다. 이 교회에는 고문서들을 보관했던 도서관 건물도 있는데 특이하게 바닥에 항아리들이 묻혀있다. 수도사들이 포도주 빚던 양조장인줄 알았는데 항아리에 중요 문서들을 보관했다 한다.

06242.jpg 하흐파트 수도원. 아래 사진 성당 내부, 예수님이 새겨진 하츠카르, 항아리가 있는 도서관 자리

아르메니아의 일정을 끝내고 국경을 통과하여 트빌리시에 도착하니 8시가 되었다. 오늘 하루 동안 8시간 이상 버스에 앉아 있었더니 엉덩이가 아프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옵션 투어로 쿠라강 보트놀이를 하였다. 메테키 성당 부근 선착장에서 약 20인승 보트에 우리 팀 전원이 탑승하니 좀 비좁다. 와인 한잔씩 나눠주고 선착장을 출발하며 선장이 흥겨운 한국 노래를 틀어준다. 하류로 5분 정도 내려가니 강 왼쪽 절벽에 나무들이 우거진 곳에 하얀 새들이 많다. 이곳 절벽에서 물이 떨어져서 나무들이 자라니 흰 백로들이 이곳에서 밤을 지낸다고 한다. 배를 돌려 상류로 올라가며 트빌리시의 야경을 보여준다. 멀리 언덕 위에 조지아의 어머니 상이 조명을 받아 빛난다. 보트는 곡선이 아름다운 평화의 다리를 지나 공공 서비스 센터 건물 앞에서 다시 하류로 내려와 30분간의 보트 투어를 끝냈다. 호텔로 돌아오니 10시가 넘는다. 오늘도 긴 하루였다.

06243.jpg 시온대성당 뒤의 조지아 어머니상, 쿠라강 좌측 절벽에 백로들이 산다. 메테키 성당과 기마상, 평화의 다리, 공공 서비스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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